‘골프 9단’ 신지애가 털어놓은 골프 잘하는 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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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자신이 받은 9개의 트로피에 둘러싸여 포즈를 취한 신지애. [사진작가 권오태씨 제공]

‘10억 소녀’ 신지애(19·하이마트)는 사진촬영을 하느라 분주한 가운데서도 환한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필드에서는 돌부처를 연상시키는 냉정한 승부사지만 우승 트로피 9개를 모아놓자 뿌듯한 모양이었다.

25일 제주 스카이힐 골프장에서 끝난 KLPGA 투어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9승을 거둔 신지애를 26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전날 대회가 끝나자마자 서울에 올라온 신지애는 정장을 차려 입고 연말 연하장에 쓸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OB(아웃 오브 바운드)를 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그에게 비결을 물었다.

 “드라이브샷 OB를 낸 건 고교 2학년 시절인 2년 전 송암배 대회 때 딱 한번뿐이에요. 세컨드 샷 OB는 올해 두 차례 나왔지요. 대회에 나갈 때는 스윙을 어떻게 할까 의식하면 더 안 돼요. 제 경우엔 리듬이 가장 중요하지요. 연습할 때는 백스윙을 할 때 손목을 쓰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쓰지요. 아마추어 골퍼라면 장타를 의식하지 말고 임팩트에 신경을 쓰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헤드업은 금물이고요.”

 올해 국내외 대회에 30차례나 출전했는데 체력을 유지하는 비결은.

 “저는 아직 젊잖아요.(웃음) 지난 겨울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어요. 이 밖에 그저 잘 자고, 잘 먹는 게 비결이지요.”

 좋아하는 음식은 밥과 과일. 체력 유지를 위해 틈틈이 홍삼즙과 마늘즙을 먹는다고 했다.

 2년 동안 10억원을 넘게 벌었는데,

 “아버지가 관리하시기 때문에 저는 실감이 나지 않아요. 신문을 보고 나서야 ‘10억원을 넘게 벌었구나’하고 알았지요. 저는 아직 갈 길이 멀고 돈은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뭘까.

 “지난 4월 시즌 첫 우승을 거뒀던 엠씨스퀘어 크라운CC 오픈이에요. 그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으면 올해 잘 안 풀렸을지도 몰라요. 2년차 징크스를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신경이 쓰였던 것도 사실이니까요.”

 신지애는 올해 9승 가운데 6승을 역전 드라마로 장식했다. 뒷심이 강한 비결이 궁금했다.

 “1라운드부터 앞서 나가는 것도 좋지만 뒤에서 쫓아가는 것도 이점이 많아요. 뒷심이 강한 비결은 따로 없어요. 그저 제 플레이에만 신경을 쓰는 거지요.”

 9승을 거두고 난 뒤에도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는데 이 정도면 욕심이 과한 게 아닐까.
 “사람 욕심이 끝이 없잖아요. 9승을 거둔 것만 해도 대견하지만 원래 목표는 11승이었거든요. 다른 선수들이 그러더군요. ‘9승을 축하한다. 그런데 너무 잘했으니 이제 미국 가야 되는 것 아니냐’고요.(웃음) 다른 선수들에게 미안하기도 해요.”

 이제 19세인데 골프 선수로서 궁극적인 목표는.

 “원래 프로에 데뷔할 때 목표는 3년 연속 상금왕이었어요. 이제 2년 연속 상금왕이 됐으니 1년 더 남은 셈이지요. 궁극적인 목표는 다른 선수들한테 존경 받는 선수가 되는 거예요. 당연히 매너가 좋아야 하겠지요.”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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