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개편 삼성株 출렁 성급한 得失계산 금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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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삼성그룹 계열사의 대대적인 개편 발표로 해당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계열사 개편이후 해당주식들의 내재가치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주식시장의 주주들이 먼저 이해득실을 따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통합대상 기업중 기업내용이 좋은 상장기업들의 주가는「합병으로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약세,부실한 것으로 여겨지는 기업의 주가는「나쁠게 없다」는 판단아래 대체로 강세를 기록했다.이런 흐름에 대해 시장관계자들은『다소 성급한 반응』이라고지적하고 있다.
그룹차원에서의 시너지효과를 감안하면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수 있으나 그 효과가 언제부터 얼마나 나타날지 예측키 어려운데다 현 상황에서 해당기업의 득실을 정확히 따져보는 것은 더욱 더 쉽지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주주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인 합병기업간의 합병비율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뭐라고 딱 꼬집어 진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좋은 회사가 나쁜 회사를 떠안더라도 나쁜 회사의 주식을 내재가치대로만 계산해서 흡수한다면 좋은 회사가 손해를 본다고 잘라말할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삼성계열사 주가동향을 따져본다. ◇삼성물산.삼성건설.제일모직=물산은 약세,건설과 모직은 강세후 반락.물산의 하락은 경기에 민감한 건설부문을 떠안는 부담에다 모직의 화섬부문을 삼성종합화학으로 떼줌에 따라 실망매가 나왔기 때문.그러나 지난 6월말 현재 건설의 주당순 이익은 1천4백80원,물산은 9백7원으로 건설이 오히려 앞서있다.
◇삼성중공업.삼성항공=중공업은 약세,항공은 강세.주가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이 결정된다면 중공업이 불리하다.중공업은 지난6월말 현재 주당순이익이 1천6백31원으로 항공의 3백72원에 비해 4배이상 높지만 주가는 중공업이 4만원대,항공 이 3만원대로 엇비슷한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
◇삼성정밀화학(옛 한비)=원료에서 제품까지 일관체제 구축으로다른 어느 합병보다 확실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세.
◇삼성전자=광주전자 합병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약세.그러나 광주전자의 합병은 이미 알려진 사실로 새삼스레 주가를 움직일 재료는 아니라는 지적.또 합병대상으로 소문이 났던 삼성시계는 합병에서 제외됨으로써 부담을 한결 덜었다.
◇호텔신라=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중앙개발을 합병한다는 소문으로 강세였으나 합병계획에 포함되지 않음에 따라 약세 반전.
◇삼성전기=삼성전자와의 합병 기대감 무산으로 약세.
◇삼성전관=삼성코닝과 합병한다는 소문으로 강세였으나 합병계획이 없자 약세 반전.
〈高鉉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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