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어린이 대상 교육 서비스 경쟁

중앙일보

입력

방학 이용한 경제 금융교실도 잇따라

카드사의 이색 독서 캠페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알록달록 원색으로 치장된 대형 버스 한대가 단지 안으로 들어온다. 버스 안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동도서 브랜드의 책들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학부모와 어린이들이 버스 안에서 맛있는 음료와 함께 책을 읽으며 여유로운 오후 시간을 보낸다.
대형 서점의 이벤트 장면이 아니다. 시중의 한 카드사가 ‘Let’s Kids Read!’라는 슬로건 하에 유명 도서브랜드와 함께 벌이고 있는 캠페인의 한 장면이다.

최근 들어 금융권의 ‘동심잡기’ 경쟁이 한창이다. 어린이를 위한 경제, 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는가 하면, 해외 캠프를 열기도 한다.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부모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 미래의 잠재 고객들에게 기업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겠다는 의도다.
미국 아이비리그 탐방캠프, 홍명보 축구교실 등 이색적이고 다채로운 교육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현대카드 PRIVIA’는 최근 아동 도서 부문 세계 최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스콜라스틱(SCHOLASTIC)과 제휴했다. 지난 1일 ‘SCHOLASTIC 온라인 북스토어’를 오픈한 바 있는 현대카드는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스콜라스틱의 책들을 국내 최저가로 공급한다.

또 이를 기념하기 위해 12월 21일까지 이동도서관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 강남과 경기도 분당 내 아파트 단지 및 초등학교 인근의 주민이라면 누구라도 스콜라스틱의 도서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어린이 영어 학습은 올바른 교재와 독서교육에서 시작된다”며 “이번 ‘Let Kids Read!’ 캠페인으로 사교육비를 줄이고 ‘가정에서부터 시작하는 영어 공부’라는 영어 학습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 밝혔다.
 
우리아이 틴틴 주말 경제교실 붐
금융권이 가장 선호하는 ‘동심잡기 프로그램’은 방학을 이용한 각종 경제 금융 교실이다.
초등학생 대상 겨울방학교실을 계획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한국금융사박물관과 신한갤러리에서 매 방학마다 경제금융교실을 개최해오고 있다. 지난 여름방학에는 ‘내가 만드는 화폐’라는 주제로 방학교실을 개최해 열띤 호응을 얻었다. 국내외 다양한 화폐를 관람하고, 그 역사와 구성요소에 대해 배우며, 제작과정 체험까지 곁들여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미래에셋그룹도 지난 여름방학, ‘미래에셋 우리아이 펀드’에 가입한 어린이 및 청소년 450명을 대상으로 중국 상하이를 방문하는 ‘제3회 글로벌 리더 대장정’을 개최했다. 중국의 글로벌 기업과 우수대학 탐방, 유명 유적지 방문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펀드에 가입한 어린이 및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진행중인 ‘우리아이 틴틴 주말 경제교실’ ‘틴틴경제캠프’ ‘영유아 프로그램 짐보리’를 지속적으로 확대,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둘째, 넷째 토요일에 본점 은행사 박물관에서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어린이 금융경제교실을 개최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은행업무의 모든 것을 게임과 놀이를 통해 학습시키는 한편, 은행사박물관 소장품인 명품 저금통을 감상하고 나만의 꿈을 담는 저금통 만들기 체험이 진행된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부터 YWCA와 함께 ‘배우고 체험하는 금융교실 씽크머니’를 개최하고 있다. 전국 10개 지역의 11개 초등학교를 씽크머니 시범학교로 선정해 4~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금융교실을 개최하고 재래시장, 화폐박물관, 유기농 생산단지 견학 등의 체험 활동을 선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이 ‘경제교실’에서 스포츠·영어·탐방 등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추세”라며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고, 양질의 캠페인을 선보임으로써 차별화된 사회공헌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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