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종식 중남미 징병제 폐지바람-니카라과 이어 온두라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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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군사정권시절 국가안보라는 명분아래 중남미에서 실시되던 의무병역제도가 민간정부가 들어서면서 속속 폐지되고 있다.
우루과이와 니카라과가 각각 지난 80년대말과 90년 의무병역제를 폐지했으며 온두라스도 지난 5월 징병제 폐지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파나마는 지난 5일 의회에서 군대폐지법안을 통과시켜 지난 49년 코스타리카에 이어 중남미에서 두번째로 아예 군대자체를 없애버렸다.
아르헨티나 의회도 징병제 폐지법을 내년까지는 통과시킬 계획이다. 이밖에 과테말라.칠레등에선 징병제의 존폐를 둘러싼 논쟁이한창이다.
중남미에서 군사정권통치가 한창이던 지난 60~70년대에는 병역의무제나 징병제에 대한 논의 자체가 금기시 됐었다.
그러나 민간정부가 들어서면서 과거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군부는 명분과 힘을 상실했고 그 결과 징병제의 존폐를 둘러싼 논쟁과 징병제 자체의 폐지라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냉전 종식과 함께 서로 적대적이던 좌익운동과 국가안보 이념도희석되고 민간정부 아래서 국가간의 견해차에 대한 외교적 해결이중시된 점도 징병제의 폐지를 부추키는 여론의 일단이 됐다.
때문에 아직 군부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일부 국가에서는 징병제가 폐지보다는 개선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예를들면 브라질의 경우는 군복무 반대자들이 군부를 의식해 완전한 징병제폐지보다는 민간분야 봉사로 군복무를 대신할 수 있도록 했으며 파라과이도 징병제 개선방안을 강구중이다.
또 독재자 아우구스트 피노체트 장군이 권좌에서는 물러났으나 아직도 군부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칠레에서는 젊은이들이 조직적인 징병제폐지 혹은 개선 운동에 나서 징병제를 고수하고 있는 군부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정도다.
반면 멕시코는 의무병역 제도가 시행되고 있으나 갖가지 부정한방법으로 병역을 기피하는 풍토가 만연돼 있고 페루.도미니카 공화국 같은 일부 가난한 나라에서는 병역의무가 법적으로 규정돼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시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 다.
[로스앤젤레스=聯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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