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서>가짜보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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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최근 인조보석의 제조기술이 나날이 발달하고 있다.
어떤 인조보석은 천연보석보다 아름답고 협잡물없이 순도가 높아보여 전문보석감정인조차 때로는 감정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너무 질이 좋아보이는 것이 오히려 가짜의 증거라는 판정기준조 차 생겨나고 있다.보석의 왕자라 일컬어지는 다이아몬드의 인공제조에 관해선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강도.굴절률,공히 최고의 돌을 만들수 있고 색조도 자유자재로변색.착색시킬수 있다.게다가 결정체내에 흠이나 공동(空洞).탄소입등 협잡물도 없는 거의 완벽한 품질도 만들수 있는 것이다.
이와 필적하는 보석,에메랄드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대체로 에메랄드는 다이아몬드보다 약하고 금가기 쉽다.또 이 돌은 해조와같이 일렁거리는 색조를 띠는 예가 많아 이 돌의 흠으로 지적되나 인조석의 경우엔 강도강화는 물론 흠도 쉽게 제거할수 있다.
보석중 그 역사가 가장 오래된 루비.사파이어도 천연광물의 경우 아무래도 불순물이 들어있다.또 원석인 「코란담」은 광물중 가장 합성이 쉽기 때문에 훨씬 아름다운 인공보석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또 중국인(中國人)이 선호하고 우리 옛 조상들이 좋아했던 비취도 감쪽같은 합성이 가능해 진짜보다 영롱한 가짜를 쉽사리 제조할수 있다고 한다.
이런 보석의 진위를 생각하다보니 우리나라 사회상이 절로 연상돼 우울한 느낌이 든다.얼마전 떠들썩하게 유행됐던 모(某)가수의『짜가가 판친다.어쩌구…』하는 노래가사를 빌릴 것도 없이 요즈음 가짜가 판치고 있다.심지어 사회의 지도적계층 에까지 가짜가 침투되지 않았다고 단언할수 없는 실정이다.
이제는 사람의 외양이나 화려한 경력에 현혹될 것이 아니라 바른 양식.심성.가치관의 소유자인지 봐야하지 않을까.
진짜가 제소리를 낼수 있는 사회풍토가 조성되어 상호불신이 해소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한미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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