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出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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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남(藍)은 「艸」변이 있으므로 풀의 일종임을 알 수 있다.우리 말로 「쪽」이라고 하는데 그 잎은 염료로 쓰였다.그 색깔을쪽빛이라 하며 한자로는 남색(藍色)또는 남청색(藍靑色)이라고 한다. 그래서 출람(出藍)이라면 출어람(出於藍)의 준말로 「쪽에서 나오다」는 뜻이 된다.藍과 비슷한 글자에 감(監)이 있는데 출감(出監)이라면 「감옥에서 나온다」는 뜻이다.큰 차이가 있으므로 혼동하지 않았으면 한다.
순자(荀子)는 맹자의 성선설(性善說)에 대항하여 성악설(性惡說)을 주장했지만 교육을 중시했던 점은 일치했다.그가 교육을 강조한 권학편(勸學篇)에 보면 다음과 같은 명언이 보인다.
「청색은 쪽에서 나왔지만 쪽보다 더 푸르고(청출어람청어람.靑出於藍靑於藍)」 얼음은 물에서 나왔지만 물보다 더 차다(빙수위지한어수.氷水爲之寒於水) 이 말은 열심히 공부하면 제자라도 얼마든지 스승을 능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북조(北朝)북위(北魏)의 공번(孔번)은 이밀(李謐)을 제자로두었지만 몇년 후 자신을 능가하자 도리어 그를 스승으로 삼기를청했다.그러자 친구들은 그의 용기를 높이 사고 또 훌륭한 제자를 두었다 하여 「靑出於藍」이라고 칭찬했다.
줄여서 「出藍」이라고 하는데 제자가 스승을 능가한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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