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空參총장 전투력 재편論 파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이번 주 퇴역할 메릴 맥픽 美공군참모총장이 제기한 미군 전투체제 재편론이 美군부에 일대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각군이▲전투기와 방공체제▲정비시설▲해외원정 지상군▲공중지휘권등을 중복적으로 추진하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 걸쳐 정리가 필요하다는 맥픽총장의 주장에 육.해군총장과 해병대사령관이 강력하게 반발하고나선 것이다.
이같은 논란은 미군의 전투.무기체제와 유사한 체제를 갖춘 한국군부로의 파급까지 예상돼 일파만파(一波萬波)의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맥픽총장은 최근 워싱턴포스트紙와의 회견을 통해 육군의 장거리대포.미사일요격 미사일방어체제 생산계획을 없애는 대신,적진내 깊숙한 공격이나 미사일요격체제 분야에 관한 1차적 책임을 공군과 해군에 일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또 타군(他軍 )의 전술항공기와 임무가 중복되는 해병대의 FA-18기수를 줄이며 전투지휘를 복잡하게 만드는 특전사령부를 해체하고 항공우주분야는 공군에 넘겨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타군들은 당연히 맥픽총장이 공동작전을 염두에 두지않은 채 타군의 역할을 축소함으로써 공군의 역할증대만을 꾀한다며 발끈하고 있다.
그러나 맥픽총장은 현대전의 경우▲아군후방▲접전지역▲적의 후진▲고공(高空)분야등 4개분야로 분류,불필요한 군살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컨대 접전지역의 경우 육군에 대한 엄호임무에는 공군의 A-10기와 F-16기뿐 아니라 육군의 아파치와 코브라헬기가 동원되고 있고 적의 후진공격에는 육군의 장거리 대포,공군및 해군 전투기와 함대공(艦對空)순항미사일등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방공분야에서 육군은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지대공(地對空)요격미사일을,해군은 해상발사미사일을,그리고 공군은 요격용전투기를 투입하는 가하면 전역(全域)탄도미사일 방어체제(TMD)만 봐도 육.해.공군이 별개의 체제개발을 추진,중복 투자가 많다는 지적이다.
맥픽총장은 1개 전투분야에서 2개 군이상이 책임을 지지 않도록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타군측은 전투장을 4개 분야로 쪼개는 발상자체에 거부감을 표시하면서 이는 결국 전투사령관들의 유연성을 축소하는 역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한다.
특히 타군측은 각군의 중복적인 무기체제가 2개 전쟁의 동시 승리를 추구하는 윈윈(Win-win)전략에 긴요하다며 상호 보완적인 전투력향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美의회는 독자적인 위원회를 구성,군재편문제를 집중 연구하고 있어 그 결과에 따라 미군의 전반적인 전투력과 방위산업에까지 심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워싱턴=金容日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