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친환경 상품' 불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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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주부 이지은(37.서울 은평구 신사동)씨는 올 들어 친환경 상품의 구입을 늘리고 있다. 다소 비싸지만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다. 이씨가 지난달 말 세탁기 구입을 포기하는 대신 공기청정기를 산 것도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해 가족의 건강에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채소.과일도 유기농 제품을 주로 산다.

웰빙(well-being) 붐이 일면서 최근 이씨처럼 친환경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제품들은 불티나게 팔려나가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이종묵 부장은 "앞으로 친환경 상품의 소비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친환경 상품이 먹거리 위주에서 가전용품.생활용품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상품 어떤 게 있나=최근에 가장 각광받는 제품은 공기청정기다. 신세계.현대백화점 등에 따르면 공기청정기가 지난해 대비 25% 이상의 판매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불황으로 다른 가전제품 판매는 둔화하고 있지만 공기청정기만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현대백화점 진재범 가전바이어는 "친환경성.웰빙이 소비 트렌드로 정착한 지난해 말부터 공기청정기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며 "무리해서라도 미세먼지 여과기능이 탁월한 고가제품을 사려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공기청정기의 가격대는 50만원부터 2백9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그릇.베개.화장품.속옷 등도 나무.참숯.쑥.황토 등 친환경 재료를 활용한 상품이 인기다. 신세계백화점은 목기제품이 인기를 끌자 목기매장을 따로 마련할 계획이다. 목기 상품은 대추나무.소나무.마호가니 등을 소재로 만들었으며, 숟가락.젓가락 한벌에 1만5천원, 공기세트는 3만~5만원, 접시세트는 5만9천~9만8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제임스딘은 녹두를 소재로 한 여성용 속옷세트를 4만2천원, 메주콩.완두콩을 이용한 남성용 속옷세트를 4만7천~5만7천원에 판매한다. 비비안도 여성용 숯팬티를 1만7천원에, 여성용 쑥내의는 8만7천원에 내놓았다. 로프티는 어린이용 숯베개를 2만5천원에 판매하며, 네슈라.에바스 등 화장품 브랜드는 숯팩과 숯폼클렌징을 내놓았다.

황토가공 상품으로는 황토볼 베개(2만8천원), 황토 메모리베개(3만8천원), 황토 전기장판(3만5천원), 황토 핫팩(2만9천원) 등이 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의 '러쉬' 비누매장은 꿀.오렌지.코코넛.알로에 등 천연재료로 만든 비누.목욕용품을 판매하며, 오렌지 추출 성분을 사용한 친환경 다목적 세정제 '오렌지크린'도 출시됐다.

◇식품류도 꾸준한 인기=신세계백화점은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야채를 2001년 35개에서 올해는 1백15개로 늘렸다. 청과는 15개에서 35개로 늘었다. 친환경 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서다. 친환경식품은 일반상품보다 20% 이상 비싸지만 매출이 매년 65% 이상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백화점들은 친환경 식품 매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한자리에서 유기농 관련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유기농 편집매장을 오픈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유기농 샐러드.천연 조미료 반찬 등 친환경 식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항생제를 먹이지 않고 키운 돼지고기.소고기 등도 백화점들이 판촉을 강화하고 있는 친환경 식품이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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