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新인사제도-기업별 도입현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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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기업들이 다투어 도입하고 있는 新인사제도는 한마디로 「능력주의 인사제도」로 요약될 수 있다.기존 인사관리의 틀이 깨지고 완전히 새로운 관리시스템이 서둘러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능력주의 인사제도는 그렇다고 단순히 연공서열주의의 탈피만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인재의 선발과 육성,육성된 인재의 적소배치,성과를 임금과 신분에 반영시키는 처우제도등 제반과정에서 능력이 우대되는 종합적인 인사관리시스템의 개혁을 일컫 는다.
그런 만큼 각기업이 도입하고 있는 제도는 다양하고 광범위하다.능력별로 임금을 주려다 보니 연봉제가 도입되며 경영성과.개인성과에 따라 상여금이 차등지급되는 성과급제도 실시된다.발탁인사에 의해 능력있는 사람이 먼저 승진되는가 하면 사 무직.생산직의 구분이 없어지고 직급이 단일화되고 있다.직위와 직급을 분리하는 기업도 있다.개인능력의 공정한 평가를 위해 여러 기업들이인사고과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임금체계 변화=IBM.씨티은행.삼성휴렛팩커드등 국내진출 외국기업이나 합작기업은 오래전부터 연봉제를 도입했다.
삼성물산이 89년 신입디자이너에 대해 이 제도를 실시한 것을비롯,일부 기업이 특수직종에 적용해왔다.세풍전자는 대리이상 연구직에 대해 92년부터 연봉제를 도입했다.쌍용컴퓨터도 같은 해부서별 성과급제를 실시한데이어 올 8월부터 개 인별 성과급제를도입했다.
㈜선경은 성과급제의 전단계인 「프로피트 셰어링제도」를 도입,부별로 최고 4백%의 보너스를 차등지급하고 있다.
그러다 올들어 두산그룹이 과장급이상 전 관리직사원에 대해 연봉제를 도입,기폭제가 됐다.
일진이 전문직 80명에 대해,한보철강은 기술직 50명에 대해올부터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다.
코오롱상사는 4월부터,㈜코오롱은 7월부터 성과급제를 실시중이다. ◇승진제도 변화=능력에 따른 발탁인사는 이제 거의 전 직장에서 정착되어가는 분위기다.
금성사는 지난해 임원급에만 적용하다 올 4월 과장급에까지 확대했다.삼성그룹은 승진 최소연한제를 폐지했다.선경그룹이 능력있는 부장.초임 임원들중에서 최고경영자를 육성하는 EMD프로그램을 최근 도입키로 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한화그룹 은 40대 사장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직급체제의 단일화=포철은 90년 생산직.사무직으로 2원화되어 있던 직급체계를 단일호봉제로 바꿨다.삼성중공업이 올부터 생산직 월급제를 도입한 것도 이의 일환이며 이는 내년부터 전 조선업계로 확산될 전망이다.삼성전자는 올 3월부터 사무직.기능직을 단일화한 한가족플랜을 도입했다.현대자동차.현대정공.인천제철도 내년부터 이를 도입키로 하고 노조와 협의중이다.
◇인사고과제도 개선=삼성물산은 다면(多面)평가방식을 올하반기부터 차장급이상에 대해 실시키로 했다.이 제도는 상사뿐만 아니라 동료.부하등 업무상 연관 있는 사람의 의견을 종합해 평가하는 것이다.선경인더스트리도 최근 업적.직무수행능력 위주로 평가제도를 바꿨다.
◇직능자격제도 도입=이 제도는 연공위주 인사의 장점과 능력위주 인사의 장점을 합친 것이다.능력만을 평가기준으로 할 때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직급과 직위의 분리가 이 범주에 속한다.삼성전자는 임금체계를 공통급.능력급.업무급등 3단계로 나눠 평가.지급한다.유공도 이 제도를 도입키로 하고 최근 직무조사를 마쳤다.
〈趙鏞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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