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인생기를살린다>10.기공과 인체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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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기(氣)자체의 물질성 연구는 별도로 하더라도 기공(氣功)수련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는 크게 두가지 분야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인간두뇌에 미치는 영향이고,다음은 각종 신체적변화를 관찰하고 측정하는 임상학적(臨床學的) 연구다.
두뇌,특히 대뇌에 대한 연구는 인간의 정서가 변하는데 따라 뇌파(腦波)의 주파수나 진폭(振幅)도 변한다는 현상적 전제에서출발한다.
눈을 뜨고 있을 때는 각종 시각정보의 영향으로 진폭이 작은 고주파(高周波)가 대량으로 발견되는데 이 기간중 파형이 다른 뇌파가 동시에 기록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기공수련을 계속해온 사람들의 경우엔 평상시에도 저주파(低周波)가 자주 등장하고 그 파형의 지속시간(波幅)이 정상인보다 2~3배나 길다.그밖에 다른 파형들이 수시로 나타나는데 이런 현상이 인간의 정신활동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에 대해서는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있다.
이러한 「뇌파에 관한 연구」는 수없이 많지만 중국과 일본이 공동 실시한 것으로 이 분야를 대표할 만한 자료로 평가되는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일본의과대학의 시나가와 요시와교수의연구결과인데 중국.일본인 기공사 4명씩과 비교를 위한 건강한 20대 학생 47명을 조사대상으로 측정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눈을 감고 안정을 취하면(기공사들은 기공수련 준비상태) 정상인의 경우 α파가 주로 후두부(後頭部)에 나타나는데 반해 기공수련자들의 경우 정수리에서 나타나 전두부(前頭部)로 이동하거나,전두부에서 나타나고 일부에서는 α2파까지 나타난다.〈그림 1〉▲기공수련을 시작,입정상태(入靜狀態)에 이르면 뇌 전반에 걸쳐 α파가 나타난다(현상적으로 뇌동맥경화증에서 α파가 전범위에 걸쳐 나타나는 것과 비슷하다)▲정공(淨功)의 경우 대뇌 전체적으로 α파 동조( 同調)현상이 나타나면서 전두부에서는 β파가 동시에 발견된다▲입정상태가 심화되면 뇌 전체를 통해 전반적으로 격심한 파장의 변조가 일어나는데 외기(外氣)치료전문기공의사들의 경우는 측두(側頭)와 후두에만 편중되는경향이 있다▲동공수련자의 이러한 파장변조는 점차 심화되면서 속파화(速波化)되어 α1-α2- β1-β2파로 전환되는데,특히 β2파의 경우 어느 한 곳에 편중되는 경향이 강하고 이동하기도한다(일반적으로「뇌 폭풍」이라 일컫는 간질환자의 발작상태와 비슷한 정도 의 변조파가 나타나기도 한다).〈그림 2〉▲기공수련자의 β파는 우반구에서 일반적으로 우위를 보이는데 이같은 현상은 최면상태등 특수한 의식상태에서 나타나는 것과 비슷하고 오금희(五禽戱)등 격렬한 동공(動功)이나 자발동공상태에서는 β파 의 위치가 고정되고 있다는 것 등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앞서 설명했듯 대뇌 좌.우반부의「보호적 억제상태」를 유지함으로써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길항 작용에 영향을 주어 신경중추의 「적극적인 휴식 내지는 회복상태」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그러나 현대의학적인 관점에서도 아직까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고있는 대뇌생리학적.뇌파학적 연구가 진척됨에 따라 그 가치가 인정받게 될 것임이 확실하다.
다음은 임상학적인 관점에서의 연구결과다.
우선 기공수련을 시작하려면 육체는 물론이고 정신까지 의식적으로 이완시켜야 한다(기공에서는 放송이라 한다).
특별히 방송공법을 행하지 않더라도 정공의 경우 호흡에 정신을집중함으로써 저절로 이루어지고 동공은 동작을 가능한한 느리고 완만하게 행하려면 전신근육의 이완이 필수적이다.
이같은 손발이나 몸의 근육,관절의 이완은 그 부분의 「내부 스트레스 감수성」을 저하시키고 이것은 다시 시상하부(視床下部)나 내장(內臟)교감신경의 반응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현재까지 밝혀진 임상적인 변화는 폐의 통기기능(通氣機能)향상으로 인한 호흡횟수의 감소와 폐활량증가,횡격막(橫隔膜)의 활동폭 증대,심박수 감소,의식적으로 혈압의 상승과 하강조절 가능(단전을 意守하면 혈압이 내려가고 코부위를 의수하면 상승한다).
위(胃)연동운동이 강화되고 위 밑부분의 이동폭이 증가하면서 배출작용이 왕성해지고 장기적으로 위하수 증상이 개선됨.위액분비량이나 위산농도및 단백효소의 함량 증가.타액(唾液)이 입정상태에서는 억제되다가 수련이 끝나면 왕성해 짐(정상인보다 낮은 폐결핵환자의 타액속 전분효소량도 점차 증가한다).부신피질의 혈류를증가시키고 입정상태에서는 대뇌피질과 대뇌피질하중추의 뇌하수체-부신피질 반응계통에 대한 억제나 협조력 개선등 인체 전반에 걸쳐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특별히 주목할만한 현상으로 기공수련을 하면 일반적으로 손 부위의 피부온도가 상승해 그 상태를 유지하다가 20~60분이 지나면 서서히 원상으로 되돌아가는데 공통적으로 손바닥 노궁혈(勞宮穴)피부온도가 2~5도 상승하고 이 부분에 밝은 빛의 원이 나타나는 것을 볼수 있다.
〈사진〉 이런 현상을 분석한 결과 수련후에는 손부분의 혈관이확장되고 혈액용적이 증대하며 인(燐)의 흡수율이 가속된다.이에따라 말초혈관의 혈류량이 증가하고 혈장내의 도파민 β하이드록시라제의 활성이 저하되며 호산성구(好酸性球)가 증가하고 적 혈구나 헤모글로빈등이 증가한다.
이와함께 백혈구의 식균작용(食菌作用)이 향상되고 혈장피질(血漿皮質)호르몬 분비량이 반감된다는 사실도 이미 밝혀져있다.
이같은 사실들을 종합하면 기공수련은 기초에너지대사량을 낮추면서도 산소흡수량을 증가시키고,氣의 경락(經絡)유통을 개선함으로써 인체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조절작용의 균형을 바로잡는데 명백한 효과가 있다는 결론을 내릴수 있다.
〈金仁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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