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00원권 9종류 사용-북한의 화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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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사회주의국가인 북한도 화폐를 사용해 물건구입을 하지만 상업유통망이 그다지 발전하지않고 주요 품목들에서 배급제를 실시하는등여러가지 사정으로 화폐유통이 우리처럼 활발하지는 않다. 북한의화폐는 기본단위인 1원권을 포함,5.10.50.1백원권의 원권5종류와 1.5.10전의 네가지 보보화폐등 모두 9종이다. 이중 1원부터 1백원권에 이르는 다섯가지 화폐가 지폐고 1원이하는 동전(주화)이다. 1원은 1백전에 해당된다.
그러나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앙은행 발행의 이들 내국인용 화폐 외에도 79년부터 무역은행 발행의 「외화(外貨)와바꾼 돈표」를 별도로 사용하고 있다.
외화와 바꾼 돈표는 다시 붉은 색의 「사회주의 국가 방문객 화폐와 바꾼 돈표」와 청색의 「비공산국가 방문객 화폐와 바꾼 돈표」 두 종류로 구분되며 각각 1.5.10.50원권과 1.5.10.50전권 지폐가 있다.
부족한 외화를 집중시키되 재일동포등 외국 친척으로부터 송금받은 외화를 구매력이 떨어지는 북한 화폐로 바꾸는데 따르는 주민저항을 줄이기 위해 청색과 붉은 색의 구분을 도입했다는 것이 정부의 풀이다.
따라서 달러나 루블등 외화를 직접 사용할수 없는 북한에서 호텔이나 외화사용 상점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단 「외화와 바꾼 돈표」로 바꿔야한다.
달러당 2원13~14전 정도에 교환되는 외화와 바꾼 돈표는 물건이 부족한 북한 사회에서 커다란 위력을 갖는다.
이를 사용할 경우 비교적 다양한 물품이 구비된 외화상점에서 물건을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붉은색은 국제사회에서 태환성(兌換性)이 떨어져 외화상점에서도 컬러TV.냉장고등 물품구입이 제한되지만 서방(西方)등 비사회주의국가 돈과 바꾼 청색은 모든 물건을 자유롭게 구입할수 있어 위력이 더욱 크다.
외화상점을 이용할수 없는 대부분의 주민들은 국영(國營)상점에서 돈과 물품공급카드를 내고 물건을 구입하지만 생필품인 배급품마저 공급이 원활치 못해 暗거래나 물물교환이 활발한 실정이다.
따라서 물품공급카드 없이 화폐만으로 구입하는 암시장 물품가격은 정부가격보다 훨씬 비싸다.
국가(지방)가격제정위원회가 결정한 국영상점의 90년 상반기 기준 쌀 1㎏은 8전,돼지고기 1㎏은 7원,계란 한개는 17전이고 컬러 TV 1대는 1천2백~1천5백원,카메라 한대는 4백원선. 귀순자 고영환(高英煥)씨는 그러나 암시장에서 돼지고기는1㎏에 30원,계란은 1개에 2원등으로 공식가격보다 훨씬 비싸다고 전한다.
대학의 교원(교수) 월급이 대략 2백원~2백50원인 것을 감안하면 암시장을 이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북한은 79년 2차 화폐교환에서 이같은 화폐의 기본 골격을 갖추기까지 한차례 화폐개혁과 두차례 화폐교환을 단행했다.
해방 직후 소련군(蘇聯軍) 사령부가 「붉은군대 사령부」 명칭으로 1.5.10.1백원권 네가지 군표(軍票)를 발행,일제시대조선은행권 화폐와 교환한뒤 47년 화폐개혁을 실시,당시 통용되던 화폐를 북조선중앙은행권 신권과 1대1로 교환 했다.
또 59년에는 6.25전쟁으로 인한 인플레 누적을 감안,구화폐 1백원에 대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발행 신화폐 1원 비율로 화폐교환을 실시하며 50원권 지폐를 만드는 대신 50전 주화를 폐지하기도 했다.
79년 2차 화폐교환에서 교환비율을 바꾸지 않고 액면대로 신구 화폐를 교환하되 50전짜리 주화를 새로 만들고 외화와 바꾼돈표제를 도입한 것.
***87年 現行제도 정착 마지막으로 87년에는 1원짜리 주화를 만들고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던「외화와 바꾼 돈표」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역은행 발행으로 2원화시켜 현재 화폐제도로 정착시켰다.
〈崔相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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