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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포철株 뉴욕증시 상장의 의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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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포항제철(浦項製鐵)주식이 국내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뉴욕증권시장에 상장(上場)됐다.포철에 이어 이달중 한전(韓電)주식의 상장이 예정돼 있으며 5~6개의 국내 간판급기업도 뉴욕증시 상장을타진하고 있다.
국제 자본시장에서 뉴욕증시가 갖는 비중이나 상징성,또는 뉴욕증권거래소의 엄격한 상장요건을 생각할 때 한국(韓國)기업의 뉴욕증시 상장이 갖는 의미는 매우크다.이는 국내 기업의 위상(位相)제고와 함께 궁극적으로 국내 자본시장의 세계편 입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이 과정에서 우리의 각종 금융.외환.법률제도등을 국제적 기준에 맞춰나갈 수밖에 없게 됐음을 의미한다. 먼저 해당 기업들로서는 기업과 생산제품의 국제적 지명도(知名度)를 높일 수 있으며,시가발행 증자(增資)등을 통해 저렴한금융비용으로 거액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통로를 갖출 수 있게 된다.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2천3백여개의 기 업중 외국기업은 1백60개에 불과하며,포철이 속한 철강업종의 경우 영국의브리티시 스틸이 유일했다.뉴욕증시 상장 자체가 갖는 대외 신용도와 기업 이미지 제고란 무형적 이익은 매우 크며,이는 자금조달상의 이점과 함께 국제경쟁력을 높이 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국내증시에서 요구받던 것과는 차원이다른 엄격한 공시의무를 지켜야 한다.연결재무제표 작성,분기보고서 제출,사업부문별 정보공개등에 있어 뉴욕증시의 요구내용은 대단히 엄격하다.기업회계의 투명성이 낮고 공시의무가 소 홀히 취급돼온 한국 기업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그러나 이러한 책임부여를 기업자체의 재무체질 개선과 나아가 국내 공시제도 개선의계기로 삼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도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및 단계적 폐지,일반투자자의 해외증권투자 한도폐지등 자본시장 자유화를 앞당기는 각종 조치가잇따라 발표되고 있다.자유화.개방화는 큰 흐름이며 포철의 뉴욕증시 상장은 그 하나의 전기(轉機)다.시대가 바 뀌면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지금이 그런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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