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적극 공세가 승리의 원동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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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한국유도는 사상 최고의 날이었고 일본은 사상 최악의 날이었다. 결승에서 한.일전으로 벌어진 3개 체급에서 한국이 3-0으로 완승을 거뒀기 때문이다.더구나 일본의 홈매트에서.
여자 56㎏급 결승이 벌어진 시각은 정확히 14일 오후8시15분.경기장은 일장기와 태극기,그리고 『이겨라』와『간바레』소리에 파묻혔다.
그러나 승부는 단 55초만에 간단하게 끝났다.
鄭선용의 감아치기가 들어가는가 싶더니 어느새 스가와라는 매트에 드러누웠다.
「절반」이 선언되면서 사실상 경기를 끝낸 셈이다.
승리가 확정된 순간 감격에 겨워 두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었던鄭은 한국응원단을 향해 두팔을 번쩍 쳐들었고 응원단은 『잘했다』를 외쳐줬다.
鄭의 승리에 고무됐는지 52㎏급 결승에 나서는 玄숙희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초반부터 적극공세,일본의 다케다는 겁을 먹었는지 玄의 손을 뿌리치고 뒤로 물러서기만 했다.
2분28초가 지났을때 드디어 주심이 다케다에게 「주의」를 줬다.玄에게 「효과」 하나가 주어지는 순간이었다.
남자 71㎏급 결승이 바로 이어졌다.
무섭게 성장하는 일본유도의 기대주 도야마를 맞은 정훈은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갔다.서로 치열한 도복잡기 싸움을 벌이던 1분30초쯤 승부가 났다.정훈의 번개같은 다리기술이 들어가는 순간주심은 「효과」를 선언했다.
일본의 콧대를 누르고 예상외의 금메달을 3개씩이나 캐낸 한국선수단은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남자 전체급 석권을 외치며 종합2위 탈환의 교두보로 삼겠다던일본유도를 완벽하게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어 벌어진 남자65㎏급 나카무라의 금메달 한개로 만족해야 했다.
[히로시마=孫長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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