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드에서>월계관은 황영조.김재룡 합작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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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히로시마 월계관은 황영조와 김재룡의 기막힌 합작품이었다.초반하야타의 선제공격을 무사히 받아넘긴 두 선수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하야타를 에워싸고 벌인 협공은 마라톤의 진수를 느끼게 하는 명승부였다.
특히 선배인 김이 5㎞이상 하야타를 물고 늘어지며 괴롭힘으로써 황은 더욱 손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김은 비록 동메달에 그쳤지만 금메달의 내조자인 셈이다.또 황은 당초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됐던 김완기(코오롱)의 갑작스런 부상때문에 예정에 없이이번대회에 출전했으면서도 올림픽챔피언의 관록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솔직히 나는 이번대회에서 금메달 자체보다는 기록에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출발기온이 20도를 웃도는 바람에 메달작전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특히 하야타의 초반 내리막 선제공격에서 절대로 50m이상 처지지 않고 따라붙은 뒤 후반에 승부를 건다는 작전이 그대로 들어맞았다.
레이스도중 평균기온 17도 정도만 되고 습도(현지 73%)가60%정도만 됐더라면 소망했던 2시간7분대 진입이 가능했으리라확신한다.이제 남은 것은 96애틀랜타올림픽에서도 다시한번 애국가가 울려퍼질 수 있도록 피나는 훈련에 다시 돌입하는 것 뿐.
우리는 뛰고 또 뛸 것이다.그리하여 세계마라톤사에 길이 빛날올림픽2연패를 반드시 이루고야 말 것이다.이같은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또다시 고행의 길을 달려야 할 우리선수들에게 앞으로도 배전의 관심과 성원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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