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국제한민족문학인협회 준비 金虎吉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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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국문학이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작품의 수준이 낮아서가 아니라 외국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번역작업이 부진했던 것이지요.한국문학은 유럽이나 미국에서 우리보다 훨씬 경제력이 떨어지는 제3세계 국가의 문학 보다 더 안알려져 있는게 현실입니다.』 해외 교포문인들의 모임인 국제한민족문학인협의회 구성을 추진중인 재미교포시인 김호길(52)씨.13년동안의 미국생활에서 그가 줄곧 생각해온 것은 한국문학의 번역작업이었다고 한다.
『한국 문학작품의 번역은 양적으로도 부족하지만 그 질이 더 문제입니다.한국인이 외국어로 번역하기 때문에 현지인들이 보면 언어구사의 수준이 낮을 수밖에 없고 그것은 곧 그 문학작품의 수준으로 결정되기 십상이지요.』 김씨는 이같은 번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양쪽 언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전문번역가가 필수적이라고 전제한다.그리고 양쪽 언어에 모두 익숙한 1.5세대나 2세대 교포 문학인이 그 역할을 할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예컨대 미국 문단에서도 상을 받고 최근 국내문예지『현대문학』에서도 상을 받을만큼 양쪽문학에 모두 능통한 1.5세대 교포김혜령과 같은 사람들이 번역작업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각국의 교포2세대 문학인을 전문 한국문학 번역가로 발굴하는일이 한민족문학인협의회의 가장 큰 목적입니다.러시아.중국.미국.일본.호주등 각국의 해외문인들이 이 사업 취지에 한마음이었습니다.』 국제한민족문학인협의회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서울정도 6백년기념 한민족문학인 서울대회에 참석한 해외문인들이 뜻을 모아 결성키로 한 해외문인들의 첫 통합단체다.
김씨는 올해안에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두고 한국에 지부를 내 곧바로 문학교류를 시작하겠다고 한다.
67년『시조문학』으로 등단한 김씨는 작품집『하늘 환상곡』『수정 목마름』등을 냈으며 81년 16년간 몸담아온 KAL의 점보기 조종사직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건너갔었다.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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