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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 절상" 또 다시 갑론을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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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최근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 가능성을 점치는 내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 선진 7개국(G7) 회의에서 '유연한 환율 시스템'이 다시 강조되면서 사실상 고정환율제로 위안화를 운용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무역 상대국들의 압력도 커지고 있다.

◇위안화 절상 보도의 전말=위안화 절상 문제는 지난해도 중국과 미국 등의 단골 화제였다. 수출로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달러 약세를 방치하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 중국은 얄미운 무역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8.28위안으로 고정시키고 1일 변동폭을 상하 0.3%로 묶어놓았기 때문에 달러 약세로 덩달아 위안화 가치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동안 뜸했던 위안화 관련 보도는 중국 관영 경제주간지인 재경시보(財經時報)가 최신호(2월 7일자)에서 위안화가 다음달 5% 평가절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하면서 다시 쏟아졌다. 특히 재경시보는 시기와 절상폭을 구체적으로 거명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9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재경시보 보도를 공식 부인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도 10일 인민은행의 공식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상과 같은 메가톤급 발표는 통상적으로 중국 관영매체 중 신화통신에서 나오는 게 일반적이라며 재경시보 보도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위안화 연내 절상될까=위안화가 연내 절상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재 중국은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성장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따라서 위안화의 급속한 평가절상은 중국 정부가 용인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국 정부도 위안화가 올해 평가절상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중국의 취약한 금융시스템을 감안할 때 중국이 이를 무릅쓰고 위안화를 절상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중국 당국이 경제의 거품을 없애고 과열된 경기를 속도조절하기 위해 위안화 절상 카드를 예상보다 일찍 꺼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위안화 절상되면=당장은 아니지만 중국이 G7 등의 압력을 피하기 위해 달러 이외에 유로화.엔화 등을 넣어 이들 환율의 가중평균으로 기준환율을 정하는 복수통화바스켓 제도로 이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위안화가 일부 절상될 수 있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중국에서 수입되는 물건값이 올라 물가가 다소 오르겠지만 한국 상품의 대중국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 한국은행은 원화 환율 변동없이 위안화가 5% 절상되면 한국의 GDP 성장률이 0.3% 포인트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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