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외고 54명 불합격 처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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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춘 경기도교육감이 16일 오후 수원시 경기도교육청에서 김포외고 시험지 유출 관련 대책 발표에 앞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사진(左)). 김 교육감이 김포외고 입시 문제를 받은 합격자 54명에 대해 불합격 처리를 발표하자 교육청 정문에서 학부모들이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도교육청은 16일 김포.안양.명지외고 합격자 중 서울 목동 종로엠학원 출신 합격자와 개별적으로 김포외고 입시문제를 받은 합격자 등 54명을 불합격 처리하기로 했다.

교육청은 불합격 처리된 인원을 충원하는 재시험을 교육청 주관으로 다음달 20일 이전에 세 개 외고에서 실시하기로 했다. 김진춘 교육감은 이날 "시험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해 이런 사태가 발생해 죄송하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도교육청은 김포외고 재단에 문제를 유출한 김포외고 입학홍보부장 이모(51.체포영장 발부) 교사에 대해 파면을 요청했다. 김포외고의 교장.교감에 대해서는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중징계하도록 요구했다.

또 목동 종로엠학원을 형사고발하고 관할 기관인 서울시교육청에 인가취소를 요청했다.

◆불합격 처리 및 재시험=재시험 대상은 각 학교의 응시생 중 불합격된 학생과 이번에 합격이 취소되는 학생들이다.

합격이 취소되는 학생은 김포외고 합격자 중 서울 목동 종로엠학원 출신 합격자 47명과 개별적으로 문제를 받은 교복업체 대리점 주인의 자녀 1명, 명지.안양외고 합격자 중 목동 종로엠학원 출신 합격자 6명(명지외고 4명, 안양외고 2명)이다.

이에 따라 김포외고 재시험에는 이번 불합격 처리자 48명과 기존 불합격자 2260명이, 명지외고는 불합격 처리자 4명과 기존 불합격자 908명이, 안양외고에는 불합격 처리자 2명과 기존 불합격자 1201명이 재시험 응시 자격을 갖는다.

도교육청은 17~18일 합격 취소 대상자를 최종 확인해 통보할 계획이다. 이어 교육청 주관으로 출제위원을 위촉하고 시험문제를 만들어 다음달 20일 이전에 학교별로 재시험을 치를 계획이다.

재시험 과목은 지난달 30일 실시한 일반전형 시험과 같이 언어논리, 창의 사고력, 영어 듣기, 영어 독해 등이다.

도교육청은 부정행위에 대해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고, 합격이 취소된 학생과 불합격한 학생들에게 재응시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이런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진춘 교육감은 "향후 시험문제 유출과 관련된 학생들이 추가로 드러나면 이 방침을 계속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외고 입시관리 강화=도교육청은 앞으로도 도내 9개 외고의 시험문제를 공동 출제하는 방식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인쇄.포장.배부도 교육청 주관으로 공동으로 하기로 했다. 올해는 공동 출제한 문제를 학교별로 인쇄했다. 도교육청에서는 시험감독관도 파견하기로 했다.

2009학년도 신입생 선발부터 내신성적 실질반영률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고 특별전형 및 일반 전형을 동시에 실시한다. 2010년부터 학생 모집 단위를 '전국'에서 '도내 중학교 출신자'로 제한한다.

한편 교육청은 김포외고에 대해서는 도교육청 특별감사 및 경찰청 수사 결과를 종합 검토해 학생 정원 감축과 학생 모집의 일시적 중지도 검토하기로 했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특목고 지정 취소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의 징계 요구나 시정명령을 김포외고가 이행하지 않으면 학교 폐쇄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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