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경제학>임신기피증과 경제인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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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여자가 일생에 아이를 낳을수 있는 출산율이 1.6명으로 떨어지자 우리나라 인구구조에 대단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나타나고 있다.60년대 우리나라 여성 1명의 평균 출산수가 6명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출산율은 엄청나게 줄 어들고 있다.
일본에서도「1.53」의 충격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가 주요 현안 가운데 하나다.출산율이 1.53명까지 급격히 줄어들어 앞으로 일본이라는 국가를 제대로 지탱할수 있을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아이는 낳지 않겠다.낳더라도 한명,설령 실수 해서 2명까지는 어쩔수 없다하더라도 그 이상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상상할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 태반이다.
여성의 변혁은 어디까지 갈것인가.아마 이 주제는 정치에서부터경제.사회 각 분야에 이르기까지 중대한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여성 변혁의 속도가 빨라진다고 해서 젊은 남성들은 불안해 하고여성들은 오로지 해방됐다고만 생각할까.
남성위주의 체제에 도전하는 현대의 보바리 부인들.자신의 운명을 자기식으로 개척하겠다는 자유주의 여성들의 출현은 같은 또래신세대 남성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데 기성세대의 놀라움을 사고있다. 여성들의 취업이 증가하면서 결혼연령이 상승한다.신세대 부부들이 치러야 할 아이 양육문제와 높은 교육비 부담,특히 여성의 경우 아이 때문에 자신의 경력 쌓기를 포기할 수 없다는 각오들이 임신기피 증후군으로 나타나고 있다.
선진국 여성들의 출산율이 6명에서 1.6명 수준으로 떨어지기까지 1백년의 세월이 걸렸다.우리의 경우는 겨우 25년.이같은급격한 변화는 장기적으로 경제활동인구의 감소를 가져올 것이다.
노인인구는 계속 증가할 것이고 이에따라 늘어날 부양비는 누가 벌어서 부담할것인지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
신세대는 아이를 갖기 싫어하고 나이든 세대는 노후 생활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2백년전 로버트 맬서스는 말했다.『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밖에 증가하지 않을 것이다.그 결과 과잉인구에 의한 빈곤과 악덕이 이상사회의 실현을 막을것이다.』그의음울한 예언은 지금 후진국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맬서스의 인구론이 빗나가고 있다.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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