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건물과 크리스털 작품 환상적 조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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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작품과 건물이 환상적으로 만났다. 이불이 유럽서 입지를 굳히는 전시인 동시에 장 누벨이 설계한 이 건물이 새삼 주목받는 전시가 될 것이다.”

 에르베 샹데스(사진) 카르티에 재단 미술관장은 인터뷰 내내 이불의 설치가 미술관 건물과 얼마나 조화로운지를 강조했다. 카르티에 미술관은 전시하기 까다롭지만 그만큼 개성적인 전시를 만들 수 있는 곳이다.

 샹데스 관장은 “유리 건물의 투명성에 상응하는 크리스탈을 재료 삼아 샹들리에처럼 매달고 장식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했다”며 “공간과 어우러져 서로 생명력을 얻는 이불의 이번 작품 여러 점을 소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 작가로서 여기서 처음 전시할 뿐 아니라 작품이 처음 소장되는 셈이다.

 보석과 시계로 유명한 카르티에사가 1984년 미술 후원을 위해 설립한 재단은 94년 파리 몽파르나스에 새 미술관 건물을 지었다. 소장품은 1000여점. 소장품전이나 외부 기획전이 아닌 자체 기획전만 1년 내내 여는 것으로 유명하다. 국립 미술관이 대부분인 파리의 몇 안 되는 사립 미술관으로서 장르를 가리지 않는 자유 분방한 전시를 추구한다. 데이비드 린치, 장 폴 고티에 등 영화와 패션의 거장들도 이곳서 전시를 열었다. 특히 2005년 빵을 주제로 한 고티에전에선 전시 기간 중 미술관 지하에 빵공장을 만들어 관객들에게 빵을 나눠주는 재미있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대중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전시를 기획하는데 역점을 둔다”는 샹데스 관장은 “이불전도 시각적 아름다움, 공간을 확장하는 개념, 독창적 표현이 남기는 강한 잔상 등 파리의 대중들이 좋아할만한 요소가 많아 전시 오픈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파리=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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