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초점>韓電공사뇌물 정치권 안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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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회 상공자원위 소속 여야(與野)의원들은 7일 한국전력에서 대조적인 감사를 진행했다.민주당 의원들은 발전소 발주등과 관련해 수주기업들로부터 10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병화(安秉華)前 한전사장 비리를 집중 추궁한 반 면,安씨 증인채택에 반대했던 민자당 의원들은 이 문제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김충조(金忠兆.여수).박광태(朴光泰.광주 북甲)의원은 安사장 재임때 발주한 공사는 대부분 예정가 누출.담합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의원은『安사장 재임시절인 89년1월부터 93년3월까지 한전이 발주한 18건의 발전소 건설공사 가운데 대림.현대.대우.
동아건설에 각각 3건씩 돌아간 12개 공사는 낙찰률이 98~99%나 되는데 이는 결탁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 했다.
朴의원과 유인학(柳寅鶴.영암)의원은 또 18건의 공사중 3건의 원자력 발전소(울진 3.4호기,월성 2호기,월성 3.4호기주설비)공사 낙찰률은 97.89~98.74%나 되는만큼 예정가누출이 틀림없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궁했다.
허경만(許京萬.순천)의원은『安사장 재임중 한전은 安씨에게 돈을 준 동아그룹 계열의 대한통운외 4개업체에 보령화력 3,4호기등 7개 발전소 건설용 기자재의 수송을 수의계약(2백77억원)으로 맡겼다』며『이것도 특혜 아니냐』고 따졌다.
민주당의원들은 이처럼 安사장 시절의 한전 경영문제를 추궁하면서『安사장이 공사 발주과정에서 드러난 것보다 훨씬 많은 액수의뇌물을 받아 6共 정치자금으로 전달한 것 아니냐』며 이를 다시한번 정치쟁점으로 부각시켰다.
〈李相逸기자〉 『농협은 과연 농민을 위한 생산자단체인가.』 농림수산위의 농협중앙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농협의 근본적인 자리매김부터 짚어나갔다.의원들은 우루과이라운드(UR)타결 이후의 신농정을 위해서도 생산자단체인 농협이 거듭나야 한다는 요구였다.
특히 생산자단체인 농협이 본분을 망각하고 신용사업인 돈장사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여야가 없었다.
민자당 허재홍(許在弘.부산남甲)의원은 농협의 상호대출금 이자율(14%)과 실제 농민이 쌀농사로 얻는 수익률(7%)을 비교하며 농민 대출자금의 고리(高利)문제를 추궁했다.민주당 이규택(李揆澤.여주).김장곤(金莊坤.나주)의원은『농협자 금이 30대기업에 장기저리로 1천2백78억원이나 대출된 것은 신용사업에만매달린다는 산 증거』라고 질타했고 이희천(李熙天.부안)의원은 전체 사업비 26조원중 신용사업이 80%를 차지,설립목적이 전도됐다고 추궁했다.
자연히 정부가 추진중인 농협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문제도도마위에 올랐다.민주당 김태식(金台植.완주)의원은『결국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지나친 불균형이 사업분리방침까지 불러왔다』고 지적했다.의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문제는 좀더 시간을 두고 결정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견지했다.금융부문을 별도로 떼어냈을때 가뜩이나 왜소해진 농민 지원사업이 더욱 위축된다는 우려였다.
원철희(元喆喜)농협중앙회장은『독립사업부제 운영과 인력의 전문화.감축운영등 내부개혁을 이루고 좀더 농민의 곁에 다가가는 농협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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