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유학 간첩부부 자수-네차례 入北 공작금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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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가안전기획부는 7일 독일(獨逸) 유학중 북한 간첩에게 포섭돼 네차례에 걸쳐 입북(入北)하는등 간첩활동을 해온 재독(在獨) 유학생간첩 한병훈(韓炳勳.31).박소형(朴昭馨.30)씨 부부가 자수해옴에 따라 독일 유학생.광부.간호사등을 중심으로 한간첩조직을 수사중이라고 발표했다.
〈관계기사 4面〉 안기부에 따르면 韓씨부부는 독일 쾰른대 유학중이던 87년3월 북한 사회문화부 소속 공작지도원 김용무(金容武.57)에게 포섭된뒤 88년9월부터 92년4월까지 네차례 입북,접선방법.사격훈련등 간첩교육과 공작금으로 1만달러를 받은혐의 를 받고 있다.이들 부부는 특히 89년6월 북한사회문화부부부장의 주재아래 북한 초대소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도 한 것으로드러났다.안기부 조사결과 韓씨는 북한 지령에 따라 독일유학생 10여명과 국내에 있는 친구 7명의 신상명세서를 북 한에 보고한후 이들을 포섭,입북을 시도했으며 92년8월 경남 김해공항 방위병으로 입대한뒤 비행장 제원등 군사기밀을 국제전화등을 통해북한측에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鄭鐵根기자〉 안기부는 金에게 포섭된 유학생들이 상당수 국내에 들어와 활동중이라는 韓씨부부의 진술에 따라 金과 접촉했던 30여명의 신원정보를 입수,내사를 벌이고 있다.
안기부는 이에 따라 이들 부부와 독일에서 친교를 맺어온 S大사학과 鄭모교수.S大독문과 金모교수.S大사회학과 尹모교수등 3명에 대해 6일 긴급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연행한뒤 집중 조사를 벌였으나 『김용무가 간첩인지 전혀 몰랐다』고 진술 하는등 연계혐의가 드러나지 않아 일단 귀가조치했다.안기부는 그러나 연행된安모씨(여.30.충남대대학원생)와 李모씨(41.전도사)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혐의사실을 규명중이며 일단 귀가조치한 사람들에대해서도 증거보강작업을 펴고 있다.
한편 韓씨부부는 자수한 이유에 대해『박 홍(朴 弘)서강대총장이 지난 8월 국내 주사파(主思派)의 실체를 폭로한 여의도 클럽 공개토론회 TV중계를 보고 이에공감한데다 국내에서의 간첩활동에 한계를 느껴 자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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