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 산업 잠재력 커 2년 내 미국 따라잡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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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의 인터넷 패권에 대한 중국의 도전이 시작됐다.”

이날 7일 중국 베이징 중관춘(中關村)의 프랑스텔레콤 연구개발(R&D)센터에서 열린 ‘중국의 웹 2.0과 미래’ 세미나의 결론이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200여 참석자는 중국이 인터넷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의 네티즌은 1억6200만 명(6월 기준). 하지만 인터넷 보급률은 12.3%에 불과하다. 세계 최대 인터넷 이용국인 미국(2억1200만 명)의 인터넷 보급률 70.2%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이 2년 안에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네티즌 왕국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의 시장인맥 구축 사이트 ‘51.com’의 야오융허 부회장은 “컴퓨터가 6억 농민들에게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면 중국 인터넷 산업은 또 한 차례 도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인터넷 발전의 또 다른 기반은 휴대전화다. 니콜라스 드 크레이 프랑스텔레콤 연구원은 “중국의 휴대전화 가입자는 4억6100만 명으로 하루 문자 메시지 사용량이 10억 건이 넘는다”며 “인터넷과 휴대전화 서비스가 융합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이 연구원은 또 “한 자녀 정책으로 홀로 자란 중국의 신세대들이 인터넷 메신저와 블로그를 통한 ‘관시(關系)’ 형성에 푹 빠져 있다”며 “전통 매체에 싫증을 느낀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생성한 콘텐트(UCC)를 인터넷에 올리면서 웹 2.0 서비스가 급속히 퍼져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미나 패널로 참석한 김신동 한림대 교수는 “기술 혁신보다 이용자의 니즈를 만족시키려는 실용적인 접근 방법, 사이버 경찰의 엄격한 검열과 규제 속에서 단련된 기술력 등을 볼 때 중국의 ‘인터넷 1위 등극’은 시간 문제”라고 전망했다.

허브 케일러 프랑스텔레콤 R&D 센터 베이징 CEO는 “이제 인터넷의 미래는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의 인터넷 산업이 발전하는 데 걸림돌도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짝퉁 사이트’. ‘중국 웹2.0 리뷰’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탱거스 찬은 “중국엔 미국의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와 유사한 동영상 사이트만도 300개 정도 있다”며 “짝퉁을 상징하는 말로 ‘C2C(Copy to China)’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라고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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