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형차시장 개방압력 가중-美 협상예비후보 지정 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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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美무역대표부(USTR)가 지난 3일 한국 자동차시장을 슈퍼 301조 우선협상대상의 「예비후보」로 지정하는 등 미국의 대한(對韓)자동차시장 개방압력이 점점 가중되고 있다.
미국은 올들어 포드.GM.크라이슬러 등 빅3대표단과 미자동차협회 실무진을 한국에 파견해 자동차시장 개방을 노골화하고 있고한.미 재계회의 등 각종 모임에서 자동차시장 개방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업계는 시장 개방이 97년보다 앞당겨 질 수 있다고 보고 대책을 마련중이다.자동차업계는시장개방 일정이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중형급 이상 승용차의 경우 국내업체에 상당한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수입외산차의 수입판매대수가 적어 마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됨으로써 국산차와의 가격편차가 큰 편이다.그러나 향후관세율인하,외국업체의 직판(直販)체제 구축,수입차 소유에 대한인식변화 등 잇따른 여건변화가 생기게 되면 국 산차의 입지가 꽤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기아경제연구소가 실시한 소비자설문조사 결과 비슷한 가격이라면 외산차를 사겠다는 사람이 70%를 넘는 점이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이는 외제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점차변하고 있으며 시장개방으로 일단 외제차 수요에 불이 붙으면 단숨에 국내시장판도가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완성차업계는 경쟁력제고(提高)로 적극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바람직하겠으나 이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면서 『국내 소비패턴을 국내환경에 유리하게 유도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철저한 애프터서비스와 리콜制 도입 등 메이커 중심에서 소비자를 우선하는 자세전환과 함께 소형차 중심의 실용적인자동차문화 정착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李杞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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