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고속도앞서는싱가포르>논스톱 공공서비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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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싱가포르는 정보화「모범생」이다.이 나라의 국가경쟁력이 미국에이어 세계 2위로 꼽히고 있는 배경에는 세계 최고의 사회간접자본(SOC)시설이 있고 그중 컴퓨터와 통신을 이용한 정보화의 성공이 두드러진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에 나선 우리나라가 참고할만한 싱가포르의정보인프라구축실태를 현지 취재를 통해 3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註] [싱가포르=金泰진특파원]싱가포르 중심가의 래플즈시티에 있는 한 행정사무소.
깔끔하게 단장된 사무소내에 민원서류를 신청한 시민들이 조용히차례를 기다리고 있다.사무소 벽면에는 「원스톱서비스」라는 표지판과 함께 「모든 민원서류를 이곳에서 발행해준다」는 안내판이 걸려 있다.
이곳에 민원서류를 찾으러 온 링진(33)씨는 『종전에는 필요한 민원서류를 발급받으려면 해당 관청에 모두 돌아다녀야 했으나지금은 가까운 행정사무소에 가면 어떤 종류의 서류도 그 자리에서 발급받을 수 있어 무척 편리하다』며 정부의 공공서비스에 대해 만족을 표시한다.싱가포르정부는 지난 81년부터 공공전산화를추진했다.출생신고의 경우 종전에는 효력발생까지 10일 걸리던 것이 최근에는 단 하루면 된다.
또 오는 98년부터는 민원인이 관청에 집접 나오지 않고 집에서 컴퓨터로 서류를 신청하고 받아볼 수 있는 「논스톱서비스」가실현될 예정이다.싱가포르정부가 지난 91년 정보화의 최종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 「IT2000플랜」이다.
이 계획의 목표는 ▲세계의 중심지가 되기 위한 정보인프라 구축▲정보화를 통한 국민 삶의 질 향상▲정보화를 통해 부가가치 향상▲국내외 통신네트워크 구축▲멀티미디어교육을 통한 개인의 잠재력 향상등 5가지다.
81년 9월 재무부 산하 국가투자기관으로 설립된 국가전산원(NCB)은 싱가포르 정보화를 담당하는 최고기관으로 정보화 투자와 조정을 관할하며 이 계획을 주도하고 있는 곳이다.
삼엄한 경비와 철저한 신분확인을 거친후 이곽청 NCB부회장을만날수 있었다.『NCB는 오는 97년까지 70만 전가정에 정보고속도로를 연결할 계획입니다.국민의 삶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그는 지난 6월까지 싱가포르의 주요건물 57%를 광케이블로 연결했다고 말한다.
『IT2000계획에 의해 2000년까지 모든 가정.사무실.공공기관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데이터.음성.화상.문서.그래픽등 모든 정보를 전달한다는 것이 궁극적인 정보고속도로의 목표』라고 그는 설명했다.이와동시에 가정에서 컴퓨터를 통해 구매하고 대금결제까지 할 수 있는 홈쇼핑과 주문형비디오서비스(VOD)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기자가 싱가포르 취재중 세계 최대 PC업체중 하나인 美컴팩사가 싱가포르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인텍94라는 컴퓨터전시회를 열고 있었다.
전시회장에서 만난 에커드 파이퍼 컴팩 사장은 싱가포르에 아시아 최대의 PC공장을 유치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도로.항만.통신.공항등 인프라시설이 선진국보다 훨씬 더 우위에 있습니다.정부의 별다른 규제도 없고 노동자의 질이 우수하고 노사관계도 안정돼 있습니다 3천명이 근무하는 이곳 컴팩사 싱가포르공장은 싱가포르에 진출한 외국기업중 순익을 가장 많이 내고 있다.
지난 9월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연구기관인 IMD가 발표한 세계경쟁력보고서 에서 싱가포르는 전체 44개국 가운데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24위의 성적이었다. 국가경쟁력을키우기 위해서는사회전반에 걸쳐 사회간접자본이 잘 발달돼 있어야 하고,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보인프라의 뿌리가 깊고 넓게 내려져야 한다는 것을 싱가포르는 잘 보여주고 있다.
도로.항만등 각종 사회간접자본은 통신.전산화등 정보인프라와 동반할때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상승효과가 훨씬 커진다는것을 싱가포르에서 쉽게 볼수있다. 초고속정보통신망 건설에 나선 우리나라 는 싱가포르의 선례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는 지적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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