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관 출혈.위궤양 섬유소 접착제 효과-아주대 함기백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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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위장관출혈은 위궤양환자의 10%가 경험할 정도로 응급실을 찾게 만드는 드물지 않은 질환이다.특히 스트레스와 술,맵고 짠 음식,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한국인의 위궤양 발병률은 서구에 비해 2배나 높다.
지난달 29일 연세대의대 소화기병연구소가 주최한「소화성 궤양」주제의 국제심포지엄에서 아주대의대 소화기내과 함기백(咸基白)교수는 섬유소접착제를 위의 출혈부위에 주입해 우수한 치료효과를보았다고 밝혀 국내외 의학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섬유소접착제란 혈액이 몸밖으로 나와 응고하는 기전을 응용한 물질.간단히 말해 피브리노겐이라는 혈액내 단백질과 트롬빈이라는효소가 결합,피브린(섬유소)을 만드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콘크리트 포장하듯 출혈부위에 이 두 가지 농축된 물질을 도포하면쉽게 피가 응고되어 보호막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咸교수는 이들 생체물질을 응급치료가 필요한 23명의 위장관출혈환자에게 내시경으로 보면서 카테터로 주입하고 4주후의 경과를살핀 결과 이들중 19명은 1회,2명은 2회 주입으로 완치에 가까운 반흔성(瘢痕性)궤양을 보였다.특히 일반적 인 위궤양 약물사용의 경우 4주후 50~70%의 치료율을 나타내는데 비해 섬유소접착제를 사용한 환자에게서는 90%로 높게 나타났다는 것. 위장관 출혈은 분수처럼 피가 솟는 분사형,약한 압력으로 흘러나오는 삼출형 등의 활동성 출혈과 궤양부위에 응고된 피가 모여 있거나 혈관이 노출되어 있는 비활동 출혈로 크게 나뉜다.
환자가 많은 만큼 치료방법도 다양해 출혈이 크지 않으면 에피네프린 같은 혈관수축제를 쓰고 심한 경우에는 레이저치료나 전기소작술(燒灼術).내시경 클립.밴드 등이 이용된다.
이중 혈관수축제는 환자중 50%가 재출혈이 되고 상처부위의 혈류를 떨어뜨려 궤양을 악화시키는 등 부작용이 있다.레이저치료나 혈관을 묶는 클립.밴드도 좋은 치료법이기는 하나 적용범위가제한돼 있고 전기소작술은 출혈부위가 넓을 때는 자칫 위천공(穿孔)을 야기할 우려가 있어 1차 지혈방법으로는 권장되지 않는 시술법. 이날 심포지엄에서 咸교수는『섬유소접착제는 생체아교로 부작용이 없고 출혈의 양상에 구별없이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궤양치료가 빨라지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高鍾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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