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 원장의 활짝 펴라 척추야! ④ 임산부의 요통 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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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후관절 받는 하중 늘어
허리 강화체조 틈틈히 해야

④ 임산부의 요통 관리
여성은 남성과 신체적인 조건이 달라서 생리 불순이나 임신·분만으로 인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생리통으로 인한 요통은 대부분 하복부가 차가워지면서 생기는 어혈이 원인인 경우가 많지만 임신·분만의 경우는 자세와 골반 변위가 주된 원인이 될 수 있다.

골반은 건물에 비유하면 주춧돌과 같다. 주춧돌이 흔들리면 건물이 바로 설 수 없듯이 골반이 틀어지면 각종 척추질환뿐만 아니라 골반 내부에 위치하는 자궁이나 생식기 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임신 중 배가 나올수록 허리 곡선이 뒤로 젖혀지게 되는데 이때 몸 전체 무게의 30%를 감당하는 척추후관절이 받는 하중이 증가하면서 요통을 유발하게 된다. 또한 임신 5개월 이후에는 허리 주변의 근육과 힘줄이 늘어나면서 약해지므로 경미한 충격에도 통증이 생기게 된다. 임신으로 인한 요통은 휴식을 통해 안정되는 경우가 많지만 평소 허리가 약한 경우라면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 중에는 치료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임신 전부터 요통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한다.

출산 시에는 원활한 출산을 위해 몸의 근육과 뼈마디가 모두 이완된다. 이 때문에 출산 이후 산후 조리가 적절하지 못하면 평생 산후풍으로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또 모유수유를 하거나 아기를 안을 때 한쪽으로 자세가 치우치게 되면 골반과 척추관절이 틀어지면서 척추에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잦다.
산후 골반 변위의 자가 측정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침대에 엎드려 누운 다음 무릎을 편 상태로 다리를 뒤로 올려 본다. 이때 양쪽을 비교해 올라가는 높이의 차이가 나거나 어느 한쪽이 불편하면 골반 변위가 있다고 판단 할 수 있다. 자가 진단을 통해 이상여부가 의심되면 X-ray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할 필요가 있다. 진단을 통해 변위가 확인되면 추나요법으로 틀어진 골반에 대한 교정치료를 받아야 한다. 산후 추나 치료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산후 한 달 정도 지난 후에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의학에서는 증상에 따른 원인 치료가 중요하다. 산후풍은 조기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오래되었다하더라도 몸을 따뜻하게 하고 순환을 촉진시키는 한약을 복용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산후에는 체력 저하, 수면부족, 산후 우울증 등으로 몸의 회복력이 약해져 치료기간이 길고 치료 만족도가 많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힘들더라도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것이 늙어서 고생을 막을 수 있는 길이다.

임신·출산 후 요통을 예방하려면 임신 전부터 틈틈이 허리 강화 체조를 하고 정확한 검진으로 일찍 치료를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산후는 분만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이나 출혈과다로 기혈이 많이 약해져 있는 시기다. 어혈을 풀어주는 약이나 보약은 기혈이 안정 될 때까지 최소 1주 이상 지난 뒤에 쓰는 것이 좋다. 약을 쓰기 전에는 영양식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산후에는 소화시간이 긴 육류보다는 냉혈성이면서 담백한 물고기류가 적합하다. 산후 보양식으로 즐겨 먹는 가물치는 영양보충은 물론 냉한 성질로 울화를 식히고 소변을 잘 통하게 해 산후 부종에도 효과적이다. 단, 몸이 으슬으슬 춥고 설사를 하는 경우에는 냉한 가물치보다는 붕어나 잉어, 미꾸라지가 좋다.
최영태한의원 원장 / 02-517-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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