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났어" 우즈·싱 맞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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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세계 1위와 2위의 대결이 13일(이하 한국시간) 시작된다.

두 주인공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흑진주 비제이 싱. 둘 다 장신의 검은 피부의 키다리 선수다.

결전장은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뷰익 인비테이셔널.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 파인스 골프장에서 열린다.

관전 포인트는 두말할 것도 없이 우즈(29.미국)와 싱(41.피지)의 맞대결이다. 싱은 지난해 상금왕(7백57만달러)이었다. 그럼에도 상금 랭킹 2위인 우즈(6백67만달러)에게 '올해의 선수상'을 뺏긴 쓰라림을 안고 있다.

그래선지 지난 9일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 대회에서 우승하고는 '우즈 타도'를 외쳤다.

"우즈를 정상에서 끌어내리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은퇴하기 전에 꼭 넘버1이 되고 싶다. 우즈가 출전하는 다음 대회(뷰익 인비테이셔널)에서 다시 실력을 보여주겠다."

'넘버1' 우즈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나는 토리 파인스 골프장에서 자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코스는 예전보다 훨씬 까다로워졌지만 코스를 잘 알고 있다. 코스 길이만도 7천5백야드(약 6천8백25m)나 된다. 여기선 무조건 드라이브샷을 멀리 보내야 한다. 작고 단단한 그린도 선수들을 괴롭힐 것이다. "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www. tigerwoods. com)에 이렇게 썼다.

그의 자신감은 2백34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관록에서 나온다. 대회가 열릴 토리 파인스 골프장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것도 그가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다.

우즈는 2002년 12월 무릎 수술을 받은 뒤 지난해 첫 경기로 바로 이 대회(뷰익 인비테이셔널)를 골랐었다. 두 달 만의 첫 출전 무대를 토리 파인스로 택한 것이다. 그리고 도전자들을 간단히 따돌리고 우승했다. 우즈의 목표는 이번에도 물론 '우승'이다.

우즈는 올 시즌 개막전인 메르세데스 챔피언십(1월 9~12일) 출전 이후 4주간 결장했다. 그 대회에서 우즈는 공동 4위(15언더파)를, 싱은 단독 2위(21언더파)를 했다. 4주 동안 휴식을 한 우즈의 몸 상태는 지금 상당히 좋다고 한다.

두 사람의 대결은 '빨강 대 검정'의 대결로 상징된다. 대회 때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붉은 상의를 입어 빨강은 우즈의 상징이다. 싱을 말할 때는 주로 검정이 인용된다. 남태평양의 피지 출신인 그의 피부는 '새까맣다'는 표현이 꼭 맞는다. 흑진주란 별명도 그래서 얻었다.

평소 "나는 2등"이라며 버릇처럼 우즈를 의식하는 싱. 그러나 그는 최근 '싱싱'달리고 있다. 최근 12차례의 대회에서 모두 10위권 이내에 진입했다. 특히 올해 들어 4개 대회에 출전해 1, 2, 3, 10위를 했다.

그의 상승세가 우즈의 카리스마를 꺾을 것인가.

*** 최경주.나상욱도 출전

이 대회에는 한국의 탱크 최경주(34.슈페리어)와 올해 PGA신인왕 도전자 나상욱(20.엘로드)도 출전한다.

지난주 페블비치 프로암 대회에서 공동4위에 오른 최경주는 세계랭킹이 두계단 뛰어 23위가 됐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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