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자로 본 중국 ⑦ 창장(長江)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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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안(Quian)이라 불리는 이 강은 세상에서 제일 크다. 1만5000척의 선박이 일시에 항해하는 것을 봤다. 16개 지방을 관통하며 주변엔 200개 이상의 도시가 있다."

13세기 후반에 중국을 17년 동안 여행한 마르코 폴로는 창장(長江)을 이렇게 묘사했다.

강을 뜻하는 강(江)과 하(河)의 두 한자 중 강은 본래 창장의 고유명사다. 하는 황허(黃河)를 뜻한다. 창장 또는 '대강(大江)'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위진남북조(221~589년) 시대 이후다. 최근 창장과 혼동해 쓰는 양쯔(揚子)강은 실제로는 창장의 일부다.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에서 바다에 이르는 하류의 이름이다. 명대(1368~1644) 마테오 리치 등 선교사들이 창장을 양쯔강으로 서방에 소개하면서 비롯한 잘못이다. 창장은 칭하이(靑海)성 탕구라 산맥에서 발원한다. 11개 성(省)급 행정구역을 관통해 중국의 동해로 흘러 나간다. 길이는 6300㎞. 세계에서 나일(6695㎞)강과 아마존(6400㎞)강 다음으로 길다. 창장의 본류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후베이(湖北)성 이창(宜昌)까지가 상류에 해당하며 길이는 4529㎞다. 만리장성 이후 최대 공사였다는 싼샤(三峽)댐이 이곳에 있다. 중류는 장시(江西)성 주장(九江)까지로 길이가 938㎞다. 중국 경제의 중심인 창장 삼각주를 포함하는 하류는 835㎞에 달한다.

지류를 포함해 창장의 수계 면적은 총 180만㎢로 국토의 18.8%를 차지한다. 거대한 용이 대지를 가로지른다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다. 창장은 1500~2만t급의 선박이 하구로부터 쓰촨(四川)성 신스(新市)까지 2900여㎞ 구간을 운항할 수 있는 중국 경제의 대동맥이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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