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값 검사' 논란 … 검찰 "증거 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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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대검 홍보기획관이 12일 서울 서초동 대검 기자실에서 임채진 검찰총장 후보자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검찰은 사제단의 주장을 ‘터무니 없는 음해’라고 반박했다. [연합뉴스]

삼성그룹의 '떡값 검사' 관리 명단에 포함됐다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발표에 대해 임채진 검찰총장 후보자, 이종백 국가청렴위원장,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 등 세 명은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임 후보자는 12일 의혹 제기 직후 "삼성그룹 측으로부터 어떤 청탁이나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임 후보자는 13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그는 "권모술수가 아닌가 싶다"며 "명단을 공개하려면 다 하지 왜 몇 명만 공개하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김경수 대검 홍보기획관이 대신한 입장 발표에서 "김 변호사와는 일면식도 없고, 다른 사람과 만나는 자리에서 마주친 기억조차 없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의 주장이 신빙성을 얻으려면 구체적으로 언제, 누구로부터 어떤 형태의 로비를 받았는지에 관한 근거 자료를 제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가 직접 임 후보자를 2001년 삼성의 관리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특별한 계기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근거로 "나는 2001년 6월 14일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로 부임했고, 삼성에버랜드 사건은 이미 그 전인 2000년 8월 22일 3차장검사 산하인 특수2부로 재배당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울중앙지검장 재직(2006년 2월~2007년 2월) 때 에버랜드 사건 수사팀에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를 소환 조사토록 지시한 것도 자신이며 당시 수사 기록만 11권 6000쪽에 이른다고 말했다.

임 후보자는 "사제단이 내 관리 담당자로 언급한 삼성그룹 구조본 간부인 이우희씨가 고교(부산고) 선배인 것은 사실이나 그 선배를 통해 어떤 청탁이나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종백 위원장은 "김 변호사와는 검찰에 있을 때는 물론 현재까지도 같이 근무했거나 만났거나 통화한 사실 자체가 없다"며 의아해했다. 그는 "삼성으로부터 로비나 부정한 청탁을 받아본 적이 없다"며 "상징성 있는 인물을 골라서 한 것으로 보이며 법적 조치도 검토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귀남 중수부장은 "김 변호사가 대학 후배인 것은 맞으나 김 변호사가 재직 중이든 퇴직 후이든 서로 만나서 식사 한번 한 적이 없을 정도로 가까운 관계가 아니었다"고 김 기획관을 통해 밝혔다.

한편 김 기획관은 차기 총장이 거명돼 수사가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거론 자체가 합리적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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