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산책] 미술관 벽에 바른 '설치 예술'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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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관 벽에 바른 '설치 예술'

미술관에 들어선 관람객이 처음 만나는 건 흰 벽이다. 미술관 안팎을 가르고 작품을 걸거나 설치하는 배경이 되는 벽은 그저 벽으로만 존재하는 것일까. 3월 11일까지 예정으로 서울 동숭동 마로니에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야기하는 벽'은 침묵하는 폐쇄적 미술관 벽을 '발화하는 형형색색의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자고 나선 12명 작가의 실험전이다. 여러 개의 원통형 상자를 벽에 붙이거나 바닥에 늘어놓아 관계의 확장을 표현한 허욱씨의 '이공간에의 초대'(사진), 색색의 고무줄로 벽에 드로잉을 한 임자혁씨의 '미제 고무줄' 등 단절의 벽을 소통의 벽으로 만든 다양한 작품이 나왔다. 매주 수.금요일 오후 2시 6~10살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 '모자이크 벽화'행사도 열린다. 02-760-4726.

*** 전광영.이불 등 6명 작품 모아

전광영.조덕현.서도호.코디 최.이불.마이클 주, 이 6명은 지난 몇 년 새 세계적인 여러 비엔날레와 미술견본시에서 한국 작가로서 큰 평가를 받은 대표적 인물이다. 이들 작품을 수집한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가 1990년대 중반부터 최근작까지 6명의 소장품만으로 꾸민 '스탠딩 온 어 브리지(Standing on a Bridge)'전을 마련했다. 10일 시작해 3월 14일까지 열리는 1부에는 전광영.조덕현.서도호씨의 작품이, 3월 19일부터 4월 25일까지 이어지는 2부에는 코디 최.이불.마이클 주의 작품이 선보인다. 전시 제목은 '미래로 가는 다리'라는 뜻을 지녔다. 한약 봉지에서 소재를 얻은 전씨나 근대기 여성 사진에서 이미지를 빌려온 조덕현씨, 제복에 갇혀있던 1970년대의 추억을 불러와 개별과 집단의 문제를 되짚는 서도호씨의 설치미술 '고등학교 교복'(사진) 등 과거와 미래를 잇는 작업들을 모았다. 041-551-5100.

◇조선시대 풍속화의 대가로 꼽히는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의 춘화들을 모은 '한국의 춘화'가 도서출판 미술사랑에서 나왔다. 단원의 '운우도첩(雲雨圖帖)', 혜원의 '건곤일회도첩(乾坤一會圖帖)' 등에서 인간의 사랑놀음을 자연과 잘 조화시킨 춘화를 뽑아 담았다. 02-723-1145.

◇조각가 황인철(중앙대 교수)씨가 프랑스 파리 크리스틴 콜라스 화랑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다. 오는 15일까지. 청동을 소재로 하늘로 뻗어오르는 생명력의 힘찬 약동을 담은 근작들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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