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화제>신은경 촬영 펑크 영화계 술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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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신세대열풍을 타고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일부 연예인들이 영화촬영 펑크를 내는 등 인기인답지 못한 행동을 보여 지탄받고 있다.배창호프로덕션의 『젊은 남자』에 출연을 거부하고있는 신은경의 경우를 계기로 영화계는 일부 「급 조 스타」들의무책임한 행동에 경종을 울리자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회장 이태원)는 지난주 회합을 갖고 최근 말썽을 빚고있는 급부상 연예인들의 몰지각한 자세를 논의했다.감독협회(회장 김호선)도 최근 사태에 대해 조만간 입장을 표명할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이번 사태가 일부 연예인 들의 직업윤리부재에도 기인하지만 방송과 CF.영화등 세부문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영화를 얕잡아 보는 시각에서 나온다고 보고,앞으로 이런 연예인들은 영화출연을 못하게 하는 등 강력히 제재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그리고 그 첫대상자가 신은경이 될 가능성이 높다.배창호프로덕션은 23일 신은경에게 28일 오후5시까지 촬영스케줄에 응한다는 답을 하면 지금까지의 문제는 덮어두고 응하지 않으면 고소도불사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서를 보냈다.그러나 2 8일 오전까지신은경측의 응답이 없는 상태여서 문제의 원만한 해결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신은경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디지탈미디어도전속연예인을 관리하며 스케줄을 조절하는 매니지먼트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 고 있는 상태다.
현재 방송에서의 인기 여파로 영화에 캐스팅된 방송스타들은 줄잡아 10여명.이들은 10여편의 영화에 주연을 맡고 있다.그러나 대부분의 영화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방송과 CF촬영 때문에 영화촬영이 차질을 빚는 것은 다반사.『네온 속 으로 노을지다』의 이현승감독은 주인공역 채시라의 방송출연스케줄 때문에 당초 제작일정이 두달 이상 늦어지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첫 영화출연인 채시라가 고의적으로 영화촬영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라는 영화사측의 설명에도 불구하 고 채시라가 책임을 모면할 순 없다.
「냄비스타」만 기용하려는 영화사와 감독들도 문제다.경쟁적인 「급조스타끌기」가 그들의 자만심을 부채질했으며 눈앞의 잇속에 눈먼 「한탕주의자」로 타락시켰다는 설명이다.이런 점에서 참신한인물을 발굴,주목받는 작품을 만드는 임권택.박철 수감독의 예는돋보인다.
영화계에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영화계 안에서 배우를 양성하는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직업윤리를 심어주는 프로그램을 둬야한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李揆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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