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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가있는일터>朴晟容 금호그룹 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국내 대기업 총수중 컴퓨터를 가장 잘 다루는 사람은 누구일까.많은 사람들이 금호(錦湖)그룹의 박성용(朴晟容)회장을 꼽는다. 朴회장은 지난 82년 8비트 개인용컴퓨터를 70대 구입해 회사의 각부서에서 사용토록 하는등 금호그룹의 사무자동화를 추진케 했다.지금은「1인 1PC」제도를 도입,모든 임직원들이 컴퓨터를 쓰도록 하고 있다.
컴퓨터를 사용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듯싶은 62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회장실에서 많은 업무를 컴퓨터로 수행한다.그는 지난 92년부터 그룹내에 전자우편(E-MAIL)시스템을구축,회장과 직원 사이에 직통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생일을 맞은 직원들은 의무적으로 1건의 제안을 전자우편으로회장께 보내야 합니다.그래서 매일 회장실 PC로 전달되는 전자우편은 수백건에 이르고 있습니다.』 회장부속실 조원용(趙源用)과장은 朴회장이 전날 퇴근이후 회장에게 보내진 전자 우편 내용을 읽고 답변을 해주는 것으로 하루 업무를 시작한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가을 어느 토요일 회장께서 임원들과의 등산모임을 갑자기 전자우편으로 통보했습니다.다음날 등산모임에 불참한 임원들은 한동안 전자우편에 매달려야 했죠.』 趙과장은 회장은 물론그룹 사장들도 자택에 전자우편시스템을 설치하고 임원들도 원하는경우 회사에서 시스템 설치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화사회에서는 컴퓨터는 필수품입니다.컴퓨터는 특히 젊은층의 모든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게하면서도 편리한 생활을 보장하죠.』 朴회장은 컴퓨터를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젊은이들 못지않게 이용해 정보화시대에 뒤떨어지지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문화예술에 유달리 관심이 큰 朴회장은 공연티켓 구매등 비서들에게 시킬만한 조그만 업무도 컴퓨터를통해 본인이 손수 처리한다.그룹 계열사인 아시아나의 항공권도 컴퓨터를 통해 예매하면서 예약시스템 이 제대로 작동되는지도 체크한다. 朴회장은 美예일大 경제학박사 출신에 청와대.경제기획원관료,서강대 교수등을 역임한데 이어 지난 74년 가업을 잇기 위해 교수에서 금호그룹 계열사 사장으로 변신,10년만인 84년금호그룹회장에 취임했다.그룹총수가 아니라 소탈한 대학 교수의 체취가 물씬 풍긴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평이다.
〈李元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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