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IMF.세계은행 94마드리드총회-우리나라 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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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마드리드=閔丙寬특파원] 이번 국제통화기금(IMF)총회와 브레튼우즈 세미나에서 국제 환율체계를 개편하자는 논의가 가시화될경우 우리나라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부는 일단 변동환율제를 準고정환율제로 바꾸려는 개편 논의가아직은 구상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주요 선진국들이 꺼리고 있어실제 구체적인 방안까지 합의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변동환율제의 문제점들이 이미 곳곳에서 노출되고 있어 어떤 형식으로든 개편 논의는 계속될 전망이며,이번 회의가 최소한 이같은 논의를 진전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하게될 것으로 아울러 전망하고 있다.
환율이 급격히 변동하면 금융시스템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위험을 분산시키지 못하고 환차손을 입는등큰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
환율 변동은 또 실물 거래를 위축시켜 대외무역에의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외국과의 거래에서도 좋을 것이 없다.
정부는 이때문에 국제환율 안정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으며이같은 입장을 이번 총회에서도 밝힐 예정이다.
특히 이같은 논의에 주요 선진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같은 선발 개도국들도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IMF.세계은행(IBRD)측에 촉구할 방침이다.
이들 기구는 출자금 비율에 따라 회원국마다 투표권이 다른데 우리나라는 현재 ▲IMF의 지분율은 0.55%로 1백79개 가맹국중 37위▲IBRD지분율은 0.62%로 1백78개 참가국중28위에 그치고 있다.
IMF의 경우 미국(17.8%)일본(5.6%)은 물론 우리나라의 실제경제력에 비춰볼 때 적정수준인 1.34%에 비해서도 크게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재무부 관계자는 『IMF.IBRD차관은 내년이면 완전히 졸업하기 때문에 이들 기구와의 관계를 수혜자에서 동반자로 새롭게 정립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며 『우리나라가 출자금을 더 내더라도 참여 지분을 높여 발언권을 강화하고 세계 경제 에 대한 논의에 적극 참여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총회에는 홍재형(洪在馨)재무장관을 비롯한 정부 대표단과 한은총재및 10여개 은행의 은행장.임원등 금융계 인사가참석하며,洪장관은 회의기간중 중국.호주등 주요 국가의 재무장관과 별도로 만나 양국간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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