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브로드웨이 … 2200여 명 무대 종사자 파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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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가의 무대 담당 직원들이 10일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 '레미제라블' 이 상연되는 한 극장 앞에서 피켓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뉴욕 로이터=뉴시스]

'뮤지컬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가 무대 담당 직원들의 파업으로 정적에 잠겼다. 10일 시작된 파업으로 27개 극장이 예정된 공연을 무대에 올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극장의 입장권 판매 수입은 물론 식당.카페 등 인근 지역의 영업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뉴욕 타임스(NYT)는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조합(WGA)에 이어 극장.제작자연맹(LATP)과 노사 협상을 벌여온 2200명의 브로드웨이 무대 종사자들이 10일 파업을 시작했다"고 11일 보도했다. 파업에 들어간 이들은 국제극장무대종사자연합(IATSE) 지부의 현지 노조 '로컬 원'의 소속원으로, 무대설치.조명.음향.소품 담당자들이 모두 포함됐다.

이날 파업으로 10일 오전 11시에 시작될 예정이던 '닥터 수스 그린치가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훔쳤는가! 더 뮤지컬'을 비롯, 인기 공연인 '위키드' '라이언킹' '저지 보이스' 등 27편이 막을 올리지 못했다.

보도에 따르면 제작자(LATP) 측과 노조(로컬원) 측은 봉급 인상, 스태프 인원에 대한 제작자의 재량권, 근무 시간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원들은 성명에서 "무대 담당 직원들의 숫자와 급료는 줄이면서 입장권 값은 내리지 않아 제작자들만 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NYT는 "극장이 문을 닫으면서 9억3900만 달러 규모의 공연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브로드웨이 극장은 2003년 음악가들의 파업으로 나흘간 문을 닫은 적이 있다"며 "당시 뉴욕 관광수입 손실액이 하루 700만 달러로 추산됐다"고 덧붙였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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