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비엔날레 준비 소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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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국관 건립이 결정된 내년도 베니스 비엔날레에 출품하게 될 한국작가 선정이 늦어지고 있어 미술계가 걱정하고 있다.
이미 알려진대로 베니스 비엔날레는 내년 창립 1백주년을 맞아대대적인 행사를 벌일 계획인데 국내에서는 문체부와 미술계가 지난 몇달간 한국관 건립에만 매달려야 하는 바람에 정작 중요한 커미셔너와 출품작가 선정에 대한 공식논의는 한차 례도 해보지 못했다. 지난 86년부터 베니스 비엔날레에 처음 참가한 국내미술계는 그동안 한국미술협회가 창구가 돼 국제분과위원회에서 커미셔너와 작가선정을 도맡아 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한국관 건립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미협은 철저히소외된채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으며 그 때문에 『현재 작가선정에 관해 결정적인 의견을 말할수 있는 곳은 건립을 주도한 문체부 밖엔 없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지적이다 .
문체부 이웅호예술진흥국장은 이와관련,문체부가 한국관 건립을 주도했고 내년에 1백주년을 맞는 큰행사가 열리는 만큼 예년과 달리 커미셔너와 출품작가 선정을 문체부가 주도할 뜻임을 분명히밝혔다. 이국장은 그러나『커미셔너와 작가선정에 관해 아직은 결정된 사항이 일절 없다』면서『현지사정으로 보아 오는 10월말까지 커미셔너등을 결정해 12월까지 통보하면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미술계에서는 문체부가 커미셔너및 작가선정을 주도하더라도 정부가 직접 개입하지 않는 각국 관례에 따라 미술계인사를 앞세워 베니스 비엔날레의 한국관 운영 전반에 관한 별도단체를 만든뒤 작가선정 등을 주관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내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커미셔너및 작가선정과 관련,미술계에서는 어떤 형식을 취하든 과거처럼 건물이나 형식등 하드웨어에만 치중하는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데 의견일치를 보이고 있다.
어쨌든 창립 1백주년을 맞아 처음 개관하게 될 한국관을 장식하는 첫번째 커미셔너에 누가 지명될 것인가에 한국미술계는 줄곧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尹哲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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