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있는생각>자녀와대화 전자우편등 첨단정보통신 이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정보가 인간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보화사회를 맞아 물질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윤택하고 활력넘치는 생활을 위한 지혜는 무엇일까.각계의 젊은 리더들이 생각하는 정보화사회를 살아가는 지혜를 매주 월요일자 「뉴미디어」면에 연재한다.
[편집자註] 우리나라 가장들은 가족에게 하루에 몇마디나 하고살까. 어떤 직장인은 자신이 아이들에게 하는 유일하고도 가장 자주 하는 말은『공부해라』이고 아내에게 하는 말은『애들은?』『밥먹자』『잠자자』는 단세마디 뿐이라고 자조섞인 고백을 한다.
우리나라 가장들은 1주일에 수차례 외식하고 야근을 하며 새벽에 출근한다.교육학자들이나 심리학자들은 가족과의 대화시간을 가지라고 충고하지만 대화시간.횟수가 줄다보니 가족 서로간의 공통과제도 없어지고 깊이있는 대화를 하기에도 어쩐지 쑥스럽다.아버지로서 평소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는 바가 없어 더이상 대화를 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요즈음 전화회사에서는 가족사랑운동을 펼치며 전화로귀가시간알려주기,멀리 떨어진 부모에게 전화로 가족안부묻기등 전화쓰기운동을 벌인다.전화뿐 아니라 첨단통신장비를 이용해 가족과의 대화시간.횟수를 늘리는 가족도 늘어난다.내가 아는 어떤 분은 집에 팩시밀리를 사다 놓고 회사에서 가끔 아이에게 팩스를 보낸다. 편지는 즉시 보내지 못하고 번거로우며 시간이 걸려 실감이 안나지만 팩스로 보내면 편리할 뿐만 아니라 빠른 송신이 가능해 커뮤니케이션 효과가 만점이다.
우리집은 전자우편을 이용한다.하이텔 단말기를 통해 회사에서 전자우편을 집으로 보내고 아이들은 학교해서 하이텔에 접속해서 내가 보낸 전자우편을 본다.늦게라도 집에 들어가 아이의 얼굴을보면 씩 웃는 모습이『아빠,나 보았어』하는 얼굴 이다.아직 어려서 답신을 보내진 못하지만 언젠가는 대화방을 통해 전자우편에의한 통신도 할 것이다.앞으로 비디오폰이 개발되면 서로 얼굴을보면서 이야기할 수도 있으리라.
얼마전 미국에서 본『세기말』이란 영화에서는 2000년1월1일에 그동안 흩어졌던 한가족이 전자회의로 한꺼번에 만나 새해인사를 나누는 감동적인 장면이 나왔었다.직접 만나는 시간이 모자라면 팩스.전자메일.비디오 폰등 무슨 방법을 써서라 도 가족과 대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세계에서 제일 바쁘다는 한국의 가장들이여! 첨단정보통신을 이용한 가족과의 대화방법을 개발해보시라.가족과 아이들에게 더이상소외당하지 않으려면….
〈다음주 월요일자 본란에는 양유석(梁裕錫)통신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의 글을 싣습니다〉 ▲서울大 심리학과졸업▲美뉴욕주립大 정치심리학박사▲통신개발연구원 연구위원▲21세기위원회 전문위원▲현재㈜리서치 앤 리서치 대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