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미식가 전주로! 한식의 손맛 세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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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한정식과 비빔밥으로 유명한 전주에서 9~13일 ‘천년의 맛 잔치’가 열린다.

전주시가 ‘한식의 본향’으로서 위상을 되찾기 위해 팔소매를 걷어 붙이고 나섰다.

이번 주말부터 전주시민과 전국의 식도락가를 초청해 흥겨운 맛 잔치를 연다. 또 전주비빔밥 브랜드의 특허를 출원하는 한편 외국인들의 입맛을 붙잡기 위한 한식 퓨전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전주 고유 음식의 정체성을 다져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포석이다.

◆2007 전주 천년의 맛잔치=‘전주의 손맛 따라 세계로, 세계의 입맛 따라 전주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9~13일 한옥마을과 시내 주요 음식점 등에 먹거리·볼거리를 풍성하게 차린다.

개막 행사로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전통제례인 ‘효천’을 재현한 뒤 팥죽 나눔 잔치와 경로연을 펼친다. 전주시내의 소문난 맛집을 찾아 기본 음식 외에 새롭게 개발된 메뉴를 맛보는 음식명소 기행 프로그램이 기획행사로 진행된다. 최고 미식가 100명을 초청해 전주 음식의 진수를 음미해 보게 하는 식도락 파티도 열린다.

전통음식을 활용한 퓨전요리 경연과 전주 8미(열무·콩나물·모래무지· 황포묵·애호박·미나리·무·게)를 이용한 조리경연,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도시락 경연, 영양사들의 학교급식 조리 경연대회도 한다.

화산체육관 앞 야외에서는 잔칫집 풍경을 재연해 떡메치기, 손두부 만들기, 전통엿 만들기, 뻥튀기 등을 늘어 놓는다. 수타면 가늘게 뽑기, 피자 도우 쇼, 전통엿 뽑기도 하고 매일 저녁 음식 관련 영화를 상영한다.

‘빅마마 오픈 치킨’으로 유명한 요리연구가 이혜정씨와 전주음식명인 1호 김년임씨의 음식문화 강좌, 이강주를 만든 조정형 선생 등의 술 강좌도 이어진다. 한옥마을 경기전 앞에서는 김치 담그기 시연회를 한다.

송하진 전주시장은 “이번 맛 잔치를 통해 전주가 음식의 본고장임을 다시 한번 널리 알리겠다”며 “전통 비빔밥·한식을 대표적인 한류 브랜드로 육성하고 산업화해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고 말했다.

◆미국·중국 진출 가시화=전주 음식의 조리법을 표준화하고 미국서 시연회를 여는 등 해외 진출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국식품연구원의 도움을 얻어 7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대학·고교 등에서 일반인과 조리사·영양사 등을 대상으로 한식 시식회를 가졌다. 이를 위해 미국인들의 선호도 조사를 거쳐 비빕밥·불고기·생선전·잡채 등을 테이크아웃형 음식으로 개발했다.

이 달에는 미국 요리학원에서 비빔밥 시연회를 연다. 장기적으로 ‘전주 식당’이라는 브랜드의 해외 프랜차이즈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비빔밥의 경우 중국 장춘에 1일 3만~5만명 분을 만들 수 있는 즉석식 비빔밥 공장을 짓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또 미국·캐나다 진출을 위해 대형 마트와 수출상담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는 다른 음식과 차별화되는 전주 비빔밥의 독창성 확보와 표준 메뉴얼 작업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전주 비빔밥의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지리적 표시 등록도 추진 중이다. 전통 비빔밥의 조리법·재료·품질 등에 대한 표준화 모델을 만들어 특허청에 출원할 계획이다.

또 전주시내 모범·향토 음식점 업주 140명을 선발해 전통요리 전문가와 호텔 주방장 등을 초청해 전통음식 실습과 상차림 등을 8주간 교육하고 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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