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시장>남대문 등산용품상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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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본격적인 가을철로 접어들면서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 등산을 즐기는 레저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서울중구남창동일대 남대문시장의 퇴계로방향 도로변에 위치한 등산용품상가는 산에 처음 오르는 초보자에서부터 해외원정을 떠나는 전문산악인에 이르기까지 등산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르게 되는 전문시장이다.
이곳은 등산화.등산복.배낭등 등산기초장비는 물론 자일.피켈.
암벽화등 전문등산장비를 비롯,모두 1천여종에 이르는 각종 제품을 갖춰 한자리에서 일괄구매가 가능하고 백화점이나 일반소매점보다 훨씬 저렴한 값에 구입할 수 있다.
남대문시장에 등산용품상가가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 50년대 중반부터.당시 국내산업수준으로는 등산장비를 생산할 수 없었기 때문에 미군부대등에서 흘러나온 미국산 버너.군화등 군수품을위주로 거래가 이뤄졌다.
이후 등산장비를 취급하는 상인들이 퇴계로변에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집단상가를 형성하게 되었다.
80년대 들어서는 등산레저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한때는 30여개가 넘는 등산용품점이 들어서는등 호황을 누렸으나 지난 90년에 취해진 산에서의 취사금지조치 영향으로 경기가 위축돼 현재는15개 점포 정도가 영업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대문 등산용품상가는 전국을 대상으로한 도매시장 기능과 함께 일반소비자들을 위한 소매기능을 담당하면서 전문시장으로서의 명맥을 굳건히 이어가고 있다.
현재 퇴계로변에는 반도.코오롱스포츠등 레저용품 전문업체의 직매장을 비롯,37년여동안 같은 장소에서 점포를 개설중인 아리랑산맥.광신.유명.알프스.태평양.삼성.라이프.동양등 10개업체가들어서 있고 숭례문수입상가입구.새로나백화점옆 시 계골목등에도 남문.맘모스.설악등 4~5개 업체가 영업중이다.
이곳 상가를 찾는 계층은 전문산악인에서부터 학생.일반회사원에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최근들어서는 건강유지를 위해 뒤늦게 산행을시작한 40~50대 장년층의 방문이 늘고 있다는게 시장상인들의설명이다.
남대문 등산용품상가가 국내 굴지의 레저용품 전문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전문상가로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값이 무엇보다 싸고 품질도 좋기 때문이다.
이곳 상가들은 생산공장과 직거래하면서 도매위주로 영업하기 때문에 시중 가격보다 20~30% 싼값에 공급하고 있다.
등산화의 경우 천으로 만든 제품이 3만~4만원,가죽제품은 5만원,등산양말(모 65%함유)4천~5천원,면바지 2만5천~3만원,면남방 2만~3만원,조끼(면 65%함유)2만~3만원,모자 5천~6천원,당일 산행용 배낭(20~30ℓ)1만5 천~2만5천원등으로 등산기초장비 일체를 갖추는데 10여만원정도면 충분하다. 남대문 등산용품상가는 오전9시에 개점해 오후9시까지 영업하며 명절연휴등을 제외하고는 공휴일.일요일등에도 연중무휴로 문을연다. 〈林一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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