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司正.地自制선거 일석이조 포석-시도지사 경질 배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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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3일 단행된 6개 시.도지사 교체의 배경과 정치적 의미를 놓고 뒷얘기가 무성하다.
겉으로는 인천 북구청 세무비리사건을 계기로 드러난 공무원사회의 기강해이와 부패상을 바로 잡아보려는 의지의 표현이다.그러나그 이면에는 최형우(崔炯佑)내무장관을 둘러싼 정치권의 역학과 내년 6월의 지자제선거를 앞둔 여권 지도부의 포 석등이 깔려 있다. 이번 시.도지사 경질은 민선 시.도지사의 출현을 목전에둔 사실상의 마지막 인사였다.여기서 내무부는 본부근무 3명 전원과 청와대 파견자 1명등 1급 4명을 시.도지사로 내보냈으며,산림청장까지 포함하면 7명중 5명을 약진시키는 위력 을 보였다. 당초 청와대 생각은 최기선(崔箕善)인천시장의 후임만 임명하려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 경우 崔시장에 대한 문책성 의미가 지나치게 부각된다는 반박과 함께 기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돼온 일부 시.도지사까지 교체하자는 논리가 설득력 을 얻기에 이르렀다.
막판까지 청와대 참모진들은 3~5명선을 주장했으나 23일 오전 崔장관이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독대하면서 6명으로 늘어나게 된 것이다.
崔장관이 실세(實勢)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지난번 행정구역개편을 둘러싼 논란에서 실추된 崔장관의 이미지를 단번에 복원시켜준 셈이다.
인사의 이변은 조규하(曺圭河)전경련 부회장의 전남지사 발탁인사다.전문경영인 출신의 曺씨 발탁에 대해 金대통령은 24일『능력있는 인물은 어디에 있든 발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면서『경영인 출신인만큼 지방경쟁력 강화에 최선을 다해달 라』고 당부했다.앞으로도 이런 인사가 계속 있을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曺씨는 金대통령의 서울대 철학과 후배로 정치부 기자시절 상도동측과 인연을 맺었으며 대선(大選)기간중 YS캠프에서 재계쪽과의 연결에 영향력을 발휘했고,대통령 취임후에는 몇차례의 독대에서 대통령에게 높은 평점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그렇지만 청와대 비서진에서 조차「파격」으로 받아들일 정도다.
이영래(李永來)내무부 기획관리실장의 인천시장 임명은 막판 뒤집기에 속한다.당초 충북지사로 임명된 허태열(許泰烈)내무부 민방위본부장으로 내정됐으나 출신지(경남)때문에 崔장관의 청와대 보고과정에서 뒤집혔다는 것이다.인천출신으로 마땅한 사람이 없었다는 사족도 덧붙여지고 있다.
경남고성 출신의 곽만섭(郭滿燮)산림청장은 박관용(朴寬用)대통령비서실장의 부산중 동기로 청와대에 근무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朴실장이 챙겨주었다는 후문이 나오고 있다.조남조(趙南照)전북지사는 민자당 대통령후보 경선당시부터의 역할로 金대 통령에게 좋은 인상을 주어왔고,여권의 전북대표 격으로 인정돼 발탁됐다.강운태(姜雲太)광주시장은 오래전부터의 희망과 함께 업무능력에 후한 점수가 주어졌다.
이번 경질과정에서 김덕영(金德永)충북지사는 당초 유임이 유력했지만 崔장관의 내무부 관료출신 승진인사방침에 밀려 결국 탈락했다.재임기간 1년6개월이 지난 시.도지사중 유일하게 살아남은인물은 염홍철(廉弘喆)대전시장으로 崔인천시장과 함께 청와대로부터『성공적인 시.도지사 인사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대선 전후대통령과의 관계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崔장관은 자신이 취임후 대전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시.도지사는 모두 교체,崔시장의 위상이 크게 제고된 셈이다.
이번에 임명된 시.도지사는 내년 지자제선거때까지 재임하면서 선거를 관리할 인물들이라는게 정부측의 한결같은 설명이다.야당의흠집내기를 두려워한 포석일 수도 있지만 인물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이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는 것도 사 실이다.물론 지역과 사정에 따라 달라질 변수는 항상 있다.
〈金斗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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