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이현진양 친구들 조각상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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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 하늘나라 1004(천사) 이현진,발신 너를 그리워하는 7979(친구), 현진아 우린 아직 널 보내지 않았단다. 아니 영원히 안 보낼거야'.

지난해 2월 18일 대구지하철 1080호 전동차에 갖혀 세상을 떠난 이현진(당시 18세)양의 친구들은 요즘도 추모카페를 통해 우정의 메시지를 띄운다. 작년 대구외국어고를 졸업했던 현진이는 서울대 사회과학대에 합격해 놓고 참변을 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현진이의 대구외고 친구들이 친구의 무덤가에 시시포스상(像)을 세우기로 뜻을 모았다.

'작은 시시포스'는 현진이의 별명이기도 하다. 미희, 경민이, 다연이, 지원이, 연경이, 석춘이, 정희, 민정이, 현중이, 경환이, 종필이, 성현이, 형관이….

지난 1년간 20여명의 현진이 친구들은 매달 용돈을 쪼개가며 현진이의 꿈을 형상화하기 위해 2백여만원을 마련했다. 친구들은 바위를 산꼭대기로 밀어 올리는 모습의 시시포스 대신에 현진이의 얼굴을 새겼다.

이 조각상은 현재 대구 동구 불로동의 한 작업장에서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 있다.

당초 오는 18일 경북 청송의 현진이 무덤가에 세우기로 했으나 추위로 땅이 모두 얼어붙어 장례를 치른지 1년이 되는 오는 4월 5일에 세울 계획이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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