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연극 "트루 웨스트" 권해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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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너연극배우 해라.』 선배배우이자 스승 최형인씨(연극원교수)의 이말은 연극배우 권해효(29)의 인생을 바꿔놓았다.학교 연극 워크숍에서 열연하는 그의 모습에서 배우의 틀을 발견하고 던진 스승의 한마디.
막 軍에서 제대한후 어떤 인생을 살것인가 고민하던 대학3학년의 그에게 배우란 직업은 그렇게 운명처럼 어느날 갑자기 다가왔다. 『배우한번 제대로 해보자』고 90년 초『사천의 착한 여자』로 연극배우 출사표를 던진 그의 이름이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은 그러나 연극이 아닌 방송 드라마를 통해서였다.MBC-TV『사랑을 그대 품안에』의 점원 권해요역이 바로 그것.
차인표신드롬을 일으킨 이 드라마의 인기폭발은 그의 이름에도 이른바 유명세를 붙게했다.광고섭외가 몰려들고 수입도 제법 늘었다.한달내내 공연해야 50여만원을 손에 쥐는게 고작이던 배고픈연극배우 시절은 과거로 흘러갔다.
『방송의 위력을 실감했습니다.연극배우 4년동안 남의 것이기만했던 인기라는 유령과 악수도 한번 하게 됐고요.』 연기자의 길을 걷는데는 장르가 따로 없다는 신조로 기회 닿는대로 영화와 방송에 출연해온 그지만 탤런트나 영화배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동료 연극인들의 현실은 왠지 방송으로 인기를 얻은 그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는 현재 자신의 극단 한양레퍼토리가 공연중인『트루 웨스트』에 출연중이다.늘 그랬듯이 연극무대에 설때면 일체의 외부출연을삼간다. ***무대설 땐 다른 출연은 삼가 특히 형제간의 서로다른 꿈과 이상의 갈등을 통해 자유의 의미를 해학과 웃음으로 풀어낸 샘 셰퍼드의 이번 작품은 10년전 대학 신입생시절부터 무대에 올리기를 꿈꿔왔던 데다 격렬한 신체동작이 많아 더욱 조심스럽다.그런 정성 덕택일까 .가을 문턱을 넘어서면서 급격히 관객이 줄기 시작한 대학로 연극판에 유일하게 그의『트루 웨스트』는 주말이면 만원사례를 써붙인다.연기자의 길로 들어선이래 앞만보고 정신없이 달려온 지금,이제 막 무대가 보이기 시작한다는그의 소원은 한 가지뿐이다.
『관객이 다시 찾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글:李正宰기자 사진:朴淳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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