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야구’로 본선 홈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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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6일 야구 올림픽대표팀 훈련 중 송진우(21번)의 피칭을 박찬호(61번) 등 다른 투수들이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올림픽 본선행도 발야구로’.
 
2007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의 화두는 발야구였다. 이종욱·고영민·민병헌 등 ‘두산 육상부’로 불리는 선수들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초반 다이아몬드를 휘저었고, SK가 반격의 계기를 만든 것도 정근우·조동화 등의 발이었다.

 발야구는 12월 대만에서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도 한국 대표팀의 승부수다. 이승엽(요미우리), 심정수(삼성), 최희섭(KIA), 김태균(한화) 등 거포가 빠진 방망이는 무게감이 떨어졌다. 마운드도 서재응(탬파베이 데블레이스), 김병현(플로리다 말린스), 김선우가 빠진 데다 좌완 구대성(한화)까지 무릎 부상으로 출전이 힘들어져 지난해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때만 못하다. 하지만 올 시즌 도루 1~3위 이대형(LG), 이종욱, 고영민과 6위 정근우 등이 예비엔트리에 포함돼 있는 현 대표팀은 기동력에선 나무랄 데 없다.

대표팀은 훈련을 통해 기동력과 작전 야구를 가다듬는 데 여념이 없다. 6일 훈련 뒤 고영민은 “훈련 초반이지만 베이스 러닝과 번트 등 할 것은 다 하고 있다. 힘들지만 몸은 벌써 다 풀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표팀 보조코치인 김민호 두산 주루코치는 “아직 본격적인 기동력 훈련은 하지 않았다. 오키나와에 가 제대로 할 것”이라고 말해 더 가혹한 훈련을 예고했다. 김 코치는 “일단 출루하면 3루까지는 가줘야 일본과 대만을 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도 이미 두 차례나 “대만전에선 기동력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 감독은 이날 “투수 9명, 포수 2명, 내야수 8명, 외야수 5명으로 최종 엔트리를 뽑겠다”고 밝혔다. 내야수를 8명이나 뽑는 것은 “대주자·대수비 요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찬스가 생기면 과감히 선수를 바꾸겠다는 생각이다. 31명 예비 엔트리 중 내야수는 8명이다. 상비군에서 ‘치고 올라오는’ 경우만 없다면 모두 대만행이 확정된 셈이다. 하지만 포지션이 겹치는 고영민과 정근우 둘 중 하나는 벤치에서 찬스를 기다려야 한다.

 외야는 ‘피 터지는’ 경쟁이 예상된다. 예비 엔트리 7명 중 이병규(주니치·사진)는 김 감독이 이미 “중심 타자로 중용하겠다”고 밝혔으니 이대형·이종욱을 비롯해 박재홍·이진영(이상 SK), 장성호(KIA), 이택근(현대) 중 두 명은 탈락이다.

 김 감독은 “현재 세 가지 정도의 오더를 구상하고 있다”며 “아직 일본·대만 팀에 관한 정보가 완전하지 않아 오키나와에서 더 분석한 뒤 최종 엔트리 윤곽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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