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주가 1천돌파.환율 8백붕괴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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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주가 1천선과 환율 8백선이 16일 오후에 서로 교차했다.
그저 우연의 일치라고 보아 넘길 수도 있지만 최근의 경제 상황에 비춰보면 「교차점」의 의미는 사뭇 크다.
高주가.원高.高성장.高물가등 「高」자가 붙는 경제 체질로의 전환점을 우리 경제가 이미 지났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주는 상징적인 시장상황이 16일의 환율.주가 교차였다고 할 수 있기때문이다.주가 상승과 환율 절상은 사실 새삼스러 운 시장 추세가 아니다.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일어서면서 물가가 상당히 불안해졌고,여기다 경상수지가 적자라는 사실이 필요 이상으로 드러나 보이게 되자 정부의 선택은 진작부터 「환율과 재정」쪽으로 방향이 잡혀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원화 절상을 통해 산업의 구조조정과 물가 안정을 꾀하고 나라 안에 돌아다니는 돈의 부담을 나라 살림에서 덜어주는 것 밖에는 개방경제시대에 달리 쓸 정책 대안이 없더라는 것이다. 최근의 경제상황과 이같은 정책방향은 지난 86~89년의이른바 「흑자시대」 경험을 돌이켜 보면 훨씬 명확해진다.
당시에도 우리 경제는 여기 저기에 「高」자가 붙는 상황이었다. 성장률은 10%를 훌쩍 넘었고 주가는 3년만에 5백선에서 1천선까지 갔으며 8백선에 있던 환율도 89년에는 6백선으로 내려갔었다.
당시엔 다들 「단군 이래 처음 겪어보는」 상황이라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오늘날 내려진 움직일 수 없는 평가다.고성장의 열기를 진작 삭이지 못하고 고물가와 고임금 체질을 불러와 89년 이후 거품이 꺼지면서 우리 경제가 지난해까지도 그 고생을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16일의 주가.환율 교차는 우리 경제가 잘못하면 다시86~89년의 상황을 되풀이 할 수도 있다는 「경고」라고도 볼수 있다.
당시와는 달리 올해는 경상수지가 적자라서 부담이 한결 덜하다고 할지 모르지만,지금은 대신 자본시장이 훨씬 더 열려있으므로수출.수입과는 관계 없는 돈들이 들락거리며 불안 요인을 키워놓고 있다.종합수지가 흑자이기는 당시나 지금이나 매일반인 것이다. 결국 고성장과 고주가에 들뜨지 않는 것만이 경제의 묘약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이같은 상황일수록 원화 절상을 통해 고통스런 「경제체질 단련」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처방이다.
*이덕훈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종합주가지수가 1천포인트를 넘고 원화환율도 8백원을 밑돌게된 저변에는 우리경제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진단이 깔려 있다고 본다. 아직까지는 거품을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주가는 인위적으로 막으려고 해서도 안되고 막을수도 없다.
앞으로 주가나 원화값은 지금의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앞으로 원화환율을 완만하게 조정하는 추세로 정책방향을 잡아야 할것이다.
*박유규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환율을 완충제로 삼지 않으면자본자유화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자본자유화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외국 핫머니의 급속한 유입을 막을 도리가 없다고 본다.
원화 절상을 훨씬 급격하게 했으면 좋겠으나 기업의 경쟁력도 생각해야 하므로 완만한 원화절상이 바람직하다. 특히 원화절상으로 수입물가의 하락등 국민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이 큰 만큼 완만한 원화절상은 바람직하다.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주가는 기본적으로 돈은 많이 풀린 반면 은행등이 마땅하게 빌려줄 대상을 찾지못하자 이를 주식등에 쏟아 부은 머니게임의 결과다.외국인 주식투자자 확대되고 선거가 맞물리면서 돈이 많이 풀리면 다시 머니게임의 양상을 보이면서 주가가 바람직스럽지 않은 형태로 계속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있다. 원화 강세는 경기가 과열조짐을 보이고 물가가 오르자 정부가 시장에서 손을 떼는 형식으로 환율절상을 유도하는데 주원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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