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바일도 넘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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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운영체제(OS)를 개발한다. 세계 단말기 및 이동통신 업체 30여 개와 ‘오픈 핸드셋 얼라이언스(Open Handset Alliance·OHA)’를 결성해 모바일 OS의 공동 개발과 이를 탑재한 휴대전화 출시를 추진 중이다.

구글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5일 “구글의 모바일 OS가 완성되면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해 검색은 물론 게임·동영상 등을 보다 쉽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이 모바일 OS 개발에 뛰어든 것은 앞으로 인터넷 접속이 PC보다 휴대전화나 PMP 같은 모바일 제품에서 주로 이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업계에선 구글이 유선 인터넷 시장에서 검색 결과에 따라 광고를 보여주는 사업 모델로 막대한 수익을 얻은 것처럼 모바일 시장에서도 각종 검색 서비스와 광고를 결합시키려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글은 이를 위해 모바일 광고 회사 등을 인수해 다양한 광고 기법 등을 시험하고 있다. 구글은 휴대전화 서비스에 광고가 결합될 경우 요금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릭 슈미츠 구글 회장은 지난해 말 미국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강연에서 “휴대전화는 공짜가 돼야 한다”며 “휴대전화에 광고를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단말기 가격과 통화 요금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1위 인터넷 업체인 구글이 모바일 OS 시장에 뛰어들면서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SW)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 세계 1위의 휴대전화 제조 업체인 노키아 간의 정면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노키아는 ‘심비안’, MS는 ‘윈도 모바일’을 앞세워 세계 모바일 OS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 경쟁은 국내 단말기 업체에 새 시장을 열어 줄 전망이다. 국내 업체의 한 관계자는 “삼성·모토로라·LG 등이 구글의 모바일 OS를 탑재한 휴대전화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구글 모바일 OS 탑재폰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으면 삼성이나 LG 등이 세계 1위 휴대전화 단말기 업체인 노키아를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 노키아의 휴대전화는 심비안을 탑재하고 있다.

장정훈 기자

◆모바일 OS=PC의 운영 체제인 ‘윈도 비스타’처럼 휴대전화나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 같은 모바일 기기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한 운영 프로그램이다. 현재 국내에서 나오는 스마트폰(휴대전화에 PC 기능을 덧붙인 것)은 MS의 윈도 모바일을 많이 채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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