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s] 돈되는 발창업 전국 곳곳 소문났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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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발을 소재로 창업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얼굴과 몸매를 가꾸던 미용산업이 손 관리로 확대되더니 최근엔 발 미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 발을 잘 관리해야 건강하다는 발 건강 요법을 바탕으로 발 관리에 도움을 준다는 업체들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발 마사지 전문점, 발 미용 전문점에다 기능성 신발 제품점 등 종류도 다양하다. 최근엔 족욕을 즐기며 차를 마시는 ‘족욕카페’도 등장했다.

◆걷기 열풍에 기능화 매장 늘어=건강을 위해 걷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기능성 신발 시장도 뜨고 있다. 걸을 때 발 전체를 자극해 준다는 ‘마사이 워킹화’ 전문점이 가장 인기 있는 창업 아이템. 마사이 워킹 붐을 일으킨 ‘엠베테코리아’는 전국 120여 곳에 매장을 냈다. 지난해 여름 서울 전농동에서 엠베테코리아 대리점을 낸 임정현(36) 사장은 월평균 2500만~3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만원대의 고가 신발이라 강북 지역이라는 점에서 꽤 좋은 실적이라는 것. 초기 구매자에겐 장비를 동원해 자세 교정을 해주고 닳은 신발은 무료로 수선해 주며 서비스를 강화하자 단골이 꽤 생겼다고 했다. 엠베테코리아 측은 “임대비를 빼면 50㎡ 정도의 점포를 내는 데 9000만원 정도가 든다”며 “최근 가맹 신청이 늘며 서울 대부분 지역은 가맹점이 포화 상태”라고 주장했다. 역시 마사이워킹화를 팔고 있는 ‘린코리아’도 전국에 130여 개의 가맹점을 거느리고 있다.

◆족욕 카페, 닥터피시 등 이색 창업도=서울 신촌의 북카페 ‘앤드’는 지난해부터 족욕시설을 설치했다. 월 매출액은 5000만원 정도. 원래 조용하게 책을 읽거나 DVD를 감상하는 문화 카페가 컨셉트였다. 하지만 뭔가 밋밋하다는 생각에 족욕을 시작한 것이다. 발을 깨끗하게 씻은 뒤 혼자서 또는 여럿이서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근 채 책을 읽을 수 있게끔 족욕탕을 군데군데 만들었더니 대학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올 4월 발 표면의 각질을 뜯어먹는 물고기 ‘닥터피시’를 체험하는 공간을 마련하자 손님들의 반응이 더 좋다고 한다. 서울 역삼동에 있는 와인바 ‘공짜바’도 발수영장이 마련돼 있는 이색 공간이다. 여름엔 찬물, 겨울엔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며 여유 있게 와인을 즐기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잔디와 소나무’(www.janso.com), ‘닥터피시카페’(www.doctorfishcafe.com) 등 족욕탕이 설치된 카페들도 가맹점을 모집하고 있다.

◆발 마사지숍도 성행=서울 명동·강남역·여의도 일대처럼 직장인들이 많은 상권에는 발 마사지 전문점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여름엔 발 각질 관리를 받으려는 여성 직장인이 많이 찾고, 30~40대 남성 직장인도 꾸준하다는 것. 2005년 문을 연 서울 여의도의 코람데오 발건강센터 전덕희 원장은 “점심시간이나 퇴근 무렵이 바쁘다”며 “여의도 일대에 발관리숍이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명동도 일본인 관광객과 근처 직장인 수요를 노린 발 마사지 가게가 3~4년부터 우후죽순으로 생겨 지금은 50여 곳이 영업을 하고 있다. 최근 네일숍이나 경락마사지 업체도 발 마사지를 겸하면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14년 동안 명동에서 ‘세종발관리’를 운영하고 있는 이승로(51) 사장은 “발 마사지 업체가 너무 많이 생겨서 가격 경쟁이 심하다”며 “경험을 충분히 쌓은 뒤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발 마사지 업체는 인건비 비중이 50~60%에 이른다. 사장이 기술을 배우거나 믿을 만한 숙련자를 확보한 뒤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필수다.

◆주의할 점=발 관리 전문업체는 대부분 설립 2~3년의 신생업체들이 많다. 사업성이 완전히 검증됐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가맹점을 내려면 본사의 신뢰도와 제품의 효능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유행에 민감하게 따라가면 수명이 짧거나 순식간에 경쟁이 너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발 관리는 공인 자격증이 없다. 대한발관리사협회, 한국발관리협회 등에서 발 관리사 민간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긴 하지만, 자격증으로 취업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FC창업코리아의 강병오 대표는 “자격증을 미끼로 한 교재 판매나 영세업체의 가맹점 권유는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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