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 협박 유씨, 문신 제거 비용 달라 협박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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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아이비의 문신을 했다며 제거 견적 빌려달라고..."

가수 아이비측이 2일 오후 5시30분 서울 강남 YMCA에서 아이비 협박사건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날 아이비 팬텀 측은 두 사람의 균열과 그 이후 발생된 폭력, 협박, 동영상 관련 내용, 법적 대응 배경 등 상세한 입장을 밝혔다. 아래는 팬텀이 밝힌 입장 전문이다.


먼저 양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당사자 아이비가 현장에 나와서 말씀드려야 하는데 최근 한달 동안 굉장히 고통스러워하고 지금은 공포에 떨고 있기 때문에 함께 나오지 못했습니다. 아이비 이전에 아이비 부모님들에게는 딸 박은혜이기 때문에 이런 데 나와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에 대해서 극구 반대를 해서 같이 못나오게 됐습니다.

보름 전부터 상당히 많은 수의 언론사들이 이 사실에 대해 인지를 하고 저희 회사에 많은 취재요청이 왔었습니다. 그 분들이 신중한 자세를 보여 주셔서 여태까지 기사들이 안나오고 이 상황까지 오게됐습니다. 대다수 언론사와 이 자리까지 오신 관계자 분들 감사드립니다.

아이비와 유씨는 아이비가 데뷔하기 이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이였습니다. 유씨가 졸업작품처럼 만드는 영상물에 아이비가 조연급으로 출연하게 돼 서로 알게됐습니다. 아이비가 데뷔 후부터 둘은 사귀었던 사이입니다. 꽤 오랫동안 진심으로 서로를 위하며 잘 지냈습니다. 유씨와 아이비는 최근 1년 사이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원인에 대해서는 젊은 남녀의 애정사이기 때문에 매스컴에 소상히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이비는 헤어지자고 말했고 그때 유씨에게 되돌아온 답은 “내일 아침에 인터넷에 뭐가 뜨나 보자”라는 말이었습니다.

이 일을 저희 회사가 인지하게 된 시점은 지난달(10월) 3일입니다. 지난달 3일 아침 6시께 유씨는 차 안에서 아이비에게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유씨는 아이비를 담뱃불로 지지려고 할 정도였습니다. 백밀러도 깨지고 그는 차에서 내려 아이비의 핸드폰을 박살냈습니다. 근처의 의자를 차를 향해 집어던지기도 했습니다.

아이비는 이날 아침 8시 저희에게 처음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이미 아이비의 핸드폰은 불통이 된 후라 유씨는 그 후 나와 아이비 담당 이한우 이사에게 문자를 집중적으로 보냈습니다. 유씨는 하루에 수십건씩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 내용 중 특정 지역을 거론하며 2,30명의 건달을 회사로 보내겠다고 말했습니다. 핵심적 사안은 동영상을 공개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연예인 이전에 한 여자로서 동영상은 문제가 되기 때문에 아이비에게 솔직하게 물어봤습니다. 아이비는 동의하에 동영상을 찍은 적 없고 몰래라도 찍었을 수는 있으나 알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비는 유씨와 그의 친지들과 가끔 만나 어울렸습니다. 아이비가 스케줄이 늦게 끝나 그의 집에 가서 잔 적도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동영상이 있을 수 있지만 자신은 알 수가 없다고 말해 회사에서는 정말 난감했습니다. 그래서 일부 사람은 당시부터 법적조치를 취하자고 했지만 일단 유씨를 만나는 게 좋을 것 같았습니다. 뭔가 큰 불만이 있거나 혹시라도 아이비가 잘못을 했으면 사과를 하고 좋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저와 이한우 이사가 같이 유씨를 만났습니다.

저희 쪽에서 유씨에게 동영상이 있으면 노트북을 가지고 나와서 함께 만나자고 얘기해 10월 6일 낮 12시께 유씨와 저, 이한우 이사 셋이 회사 사무실에서 만났습니다. 유씨는 의외로 우리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문자 메시지에서 나타난 협박의 내용과는 달리 그의 태도는 상당히 이성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당시 노트북을 안가져왔습니다.

본인이 동영상이 있다고 했기 때문에 그 주 일요일에 다시 만나서 같이 삭제하자고 말했습니다. 그는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우리는 10월 7일 오후 1시께 똑같은 장소에서 같이 만났습니다. 유씨의 노트북에는 아이비 혼자 찍은 사진과 아이비와 유씨와 같이 찍은 사진 등이 있었습니다. 함께 보며 전부 삭제했습니다.

그 다음에 사진은 다 됐으니 동영상을 보자고 했습니다. 유씨는 부끄러운 내용이 담겨 있어서 자신이 직접 삭제하고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제가 그 노트북을 우리에게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유씨가 노트북을 건네주며 노트북 가격에 해당하는 돈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저는 “우리는 당신을 믿기 때문에 이 노트북 삭제 파일을 복구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만약 동영상이 유출되면 모든 법적 책임은 당신에게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때 유씨가 한 가지 제안할 게 있다고 부탁을 했습니다. 유씨는 자신의 온 몸에 아이비의 문신을 했다고 하면서 문신 제거 견적 4,500만원을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상장회사이기 때문에 근거없이 돈을 빌려 줄 수 없어서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습니다.

또한 아이비는 유씨와 교제 중에 유씨의 권유로 자신의 돈 8,000만원을 투자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돈을 건네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는 돌려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위자료조로 쓰겠다고 했습니다. 저희는 유씨에게 노트북 구입비 150만원을 건넸습니다. 어쨌든 분위기는 당시까지도 좋았습니다.

그 주 금요일인 12일 오전 8시 출근하고 있는 중에 유씨에게 다시 만나자는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바로 전화를 해서 무슨 일이냐고 그랬더니 그는 아이비를 데리고 나오라고 했습니다. 아이비와 모든 관계를 끊고 싶으니 연락도 하지 말라고 한 사람인데 이상해서 저 혼자 나갔습니다.

그는 아이비가 자신과 어머니에게 무릎꿇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무면허 150만원짜리 벌금 고지서를 하나 주며 아이비가 내야 된다고 했습니다. 저는 유씨에게 “아이비 본인에게 3, 4일 시간을 줘라”고 말했습니다.
그날 12일 오후 6시께부터 그는 분위기가 돌변해서 수도 없이 돈을 내놓으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누구는 4억 5천만원이라도 받아내란다”며 문자를 보냈습니다. 저희는 놀라서 회의를 한 결과 일단 대응을 하지 말자. 흥분 상태인 것같으니 감정이 격양됐으니 일단 기다려 보자고 했습니다.

그 때부터 이번 주 초까지 저와 이한우 이사에게 밑도 끝도 없이 그에게 많은 문자들이 왔습니다. 매우 흥분된 내용이었습니다.
이 친구는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로 제작한다며 일부 영화사와 영화 기획사를 찾아가기까지 했습니다. 저는 해당사에서 연락이 와서 그 상황을 알았습니다. 더 이상 피해를 당할 수 없고 앞으로 당할 피해를 가늠할 수가 없다는 생각에 고심고심 끝에 어쩔 수 없이 법적 조치를 취하게 됐습니다.

지난 주에 강남 경찰서에서 7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았습니다. 동영상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가 사흘에 걸쳐 복구해 봤지만 흔적 조차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거 하나는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희가 유씨에 법적 판단을 요청한 이유는 유씨를 처벌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당할 피해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특정인을 보복하거나 처벌을 원한 게 아닙니다. 법원이 알아서 판단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씨와 그의 가족들에게는 정말 안타깝지만 아이비도 나름의 가족이 있습니다. 더 이상 피해를 당할 수 없었습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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