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태권도 올림픽 채택 공헌 김운용 IOC부위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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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태권도가 오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데결정적 공헌을 한 金雲龍 국제올림픽위원회(IOC)부위원장겸 세계태권도연맹(WTF)총재가 지난 8일 파리에서 귀국했다.
金IOC부위원장을「스포츠초대석」에 초대해 태권도 정식종목 채택에 따른 뒷얘기와 또다른 관심사인 한국의 IOC위원 추가선임문제등에 대해 들어봤다.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데는 우여곡절이 많았다는데요.
▲일본 가라테등 여타 무술단체와 북한이 지원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의 조직적 방해는 이미 보도된대로 심각했습니다.북한올림픽위원회(NOC)와 대사관까지 총동원돼 IOC위원들을 상대로 채택반대 로비가 치열했습니다.그러나 사마란치 IOC위원장의배려와(제자신이 갖고 있는)IOC부위원장이라는 타이틀,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한국의 얼을 심고 있는 태권도인들의 성원이 어우러진 결과로 봅니다.대통령께서도 중간중간에 전화로 걱정을 해주셨습니다.
-가장 큰 고비는 언제였습니까.
▲총회표결전 덴마크의 소렌선위원과 슬로바키아의 체르노 삭위원이 제가 이끌고 있는 WTF와 북한이 지원하는 ITF의 뿌리를묻는 질문을 해왔을 때입니다.그래서 「나는 유사단체나 클럽등 여타종목의 데이터는 갖고 있지 않다.다만 WTF 는 이런 단체다」라는 설명만 확실히 해주었습니다.잘못 답변했더라면 추가질문이 나오고 그 틈을 이용해 북한의 로비에 넘어간 다른 위원들이벌떼같이 일어날 상황이 오는 것은 정한 순서입니다.만장일치로 통과된후 IOC수뇌부와 사무총장등이 「답변을 잘못했더라면 통과는 됐겠지만 시끄러울뻔 했다」고 얘기하더군요.
-WTF총재로서 정식종목 채택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올림픽에서 메달추가는 물론이고 한국어가 공용어로 채택되는 만큼 한국문화를 세계속에 심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입니다.당장98년 방콕아시안게임만 봐도 무술종목으로는 유도만 정식으로 채택해 놨는데(태권도.가라테.우슈등 모든 무술종목 배제)태권도가올림픽 정식종목이 되면서 「올림픽종목이 우선한다」는 OCA원칙에 따라 당장 정식종목 채택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한국의 IOC위원 추가선임은 언제,어떤 절차로 이뤄질 것 같습니까.
▲사마란치위원장이 한국의 유력인사 한분의 명세서를 갖고 있습니다.개정된 IOC헌장에 따르면 위원장이 지명하면 총회에서 인준하도록 돼있는데 빠른 시일내에 그분을 지명하리라 확신합니다.
-이번 총회에서 사마란치가 지명권을 행사하지 않은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사마란치위원장의 기분이 나빴습니다.왜냐하면 위원장이 10명까지 추천할 수 있는 헌장개정안이 집행위에서는 무사통과됐으나 총회에서 오스트리아.룩셈부르크.핀란드.그리스등 유럽을 중심으로한 30여명의 IOC위원들이 이의를 제기해 이를 철회하고 총회인준을 받는 선에서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따라서 위원장으로서는자존심이 상한 상태인데다 약간의 기간을 둠으로써 추가 인선에서심사숙고하는 인상을 주려고 한 것 같습니다.그러나 곧 지명권(내년 6월 부다페스트총회 이전에) 을 행사할 것으로 봅니다.위원장이 저보고 「이번에 지명권을 행사하지 않은게 더 잘된 거다.서두르지 말고 스텝 바이 스텝(단계적으로)으로 일을 해나가자」는 말도 했습니다.
〈申東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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