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책>"우리시대의 결혼이야기" 金孝鮮 지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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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혼시절엔 남달리 진보적이며 자의식 강하던 여성들조차 남들과다를것 없는 고민을 가진 비슷한 모습으로 탈색시키는 「결혼」.
그 결혼을 둘러싼 온갖 문제로 흔들리는 요즘 이땅의 사람들이라면 십상 무릎 치며 바짝 다가앉게 끌어당김직한 이야기들을 참으로 생생하게,그러나 전혀 경박스럽지 않게 그려낸 이 시대의 삶읽기 안내서다.
「여성신문」편집부장인 필자가 취재현장에서 만난 우리시대의 여성들,그들이 결혼을 통해 인연을 맺게되는 이 시대의 남편과 시댁식구들,아마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자녀들,그리고친정 이야기들을 풀어가면서 저자는 여성만이 피해 자는 아니라고말한다. 그런 가부장적 문화에서 해방되기 위해 모든 여성들이 발벗고 나설 것을 부추기지도 않는다.남성중심 사회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억압하는만큼 남녀가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서로의 삶을 이해하려는 「우정어린 노력」이 절실하다고 차분하 고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꿈의 이론만 번성하고 삶의 절규는 무시되는 시대,옛날과는 다른 슈퍼우먼이 아니면 자기 자신으로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이런 시대의 여성들이 갈등과 혼란으로 방황하느라 어느때보다 많은 시간을 낭비해야하는 시대,이런 시대를 과연 여 성의 지위가높아진 시대라고 말할수 있을까?」 필자는 이런 물음에 대한 나름의 해답들을 설거지.걸레질.시집살이.혼수.쌈짓돈.「정년퇴직도없는 엄마노릇」.부부싸움.신혼부부들의 「애정기념식」등 우리네 가족과 이웃들의 생활모습을 통해 새삼 궁리하게 한다.〈金孝鮮 지음.여성신문사 刊 .5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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