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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서 '제2 김대업'이라 부르는 김경준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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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은 두 사람의 유사성을 강조하며 김경준씨를 '제2의 김대업'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일단 두 사람은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뒤 본격적으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닮았다. 김대업씨는 2002년 5월 오마이뉴스를 통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경준씨도 올 3~4월에야 주요 언론에서 다뤄졌다. 한나라당 후보에게 부담이 되는 검찰 수사를 유발했다는 점도 똑같다.

김대업씨는 2002년 8월 검찰에 녹음 테이프(나중에 판독 불능으로 판명)를 제출하면서 이회창 후보의 '병역 비리 은폐' 수사를 촉구했다. 이번에도 검찰은 김경준씨가 귀국하는 대로 BBK 사건에 이명박 후보가 연루됐는지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사법 당국으로부터 처벌 경력이 있다는 것(김대업씨는 사기 등 전과 7범, 김경준씨는 주가조작.횡령 혐의로 기소중지 상태이며 3년째 미국 교도소에 수감 중) ▶해당 분야의 전문가(김대업-병무행정, 김경준-금융)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하지만 범여권은 다른 점이 더 많다고 반박한다.

우선 김대업씨는 2002년 민주당이 '이회창 공격용'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김경준씨는 한나라당 내부에서 이슈로 터져 나온 인물이다.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 측과 박근혜 전 대표 측은 '이명박과 김경준의 관계'를 놓고 양보 없는 공방전을 벌였다. 또 김대업씨와 이회창 후보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지만 김경준씨는 이명박 후보와 2000년 동업을 했을 정도로 밀접한 관계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개인적 배경도 완전히 다르다.

김대업씨는 고졸.의무하사관 출신으로 병무 브로커 일을 했지만 교포 2세인 김경준씨는 미국 코넬대를 나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은 엘리트다.

2002년 김대업씨는 본인이 직접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병풍 공세의 최전선에 섰지만, 김경준씨는 언론에 전혀 노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각종 루머만 무성하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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