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창>종교.민족갈등 亞洲國들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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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부분 민족갈등과 종교에 뿌리를 둔 아시아지역국가들의 내분은冷戰체제의 종식을 아랑곳하지 않는다.
최근들어 일부지역에서 정부측과 반군간에 대화의 물꼬를 트려는시도가 엿보이고 있지만 한편으로 분쟁이 격화돼 유엔이 중재에 나서는 지역이 있는등 여전히 혼미한 양상이다.
필리핀은 그 가운데서도 반군의 활동이 매우 위축되고 평화적인해결의 가능성이 가장 큰 곳으로 꼽히고 있다.필리핀내의 반군은갈래가 많지만 대부분 공산주의 성향을 띠고 있으며 자치정부의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성 근로자를 억류 했던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은 지난 70년 결성된 급진 회교청년 조직인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의 한 분파로 민다나오 섬의 독립을 주장하고 있다.필리핀 정부의 강력한 탄압정책으로 갈수록 세력이 약화되자 지난해 피델라모스대 통령이 제안한 평화제의를 수락,긴장된 평화를 유지하고있다.최근 정부측은 반군의 자치요구지역에 대해 교육.사법권.이슬람율법 등을 허용하는 잠정협정에 조인함으로써 평화무드가 한층밝아지고 있다.
스리랑카와 인도네시아에서도 평화협상이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다.동티모르에 대한 탄압이 국제사회에 알려지면서 궁지에 몰린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동티모르인들에게「특수한 지위」를 부여하겠다고 공언,화해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인구 75만명의 동티모르 지역은 주민 대부분이 가톨릭신자로 애초부터 90%가 회교도인 인도네시아의 지배를 받는데는 마찰이예상됐었다.
스리랑카에도 해빙분위기가 찾아들고 있다.지난달 집권한 찬드리카 쿠마라퉁가(여)총리는 자치를 요구하며 끝없는 테러를 일삼아온 북부 타밀족에 대해 물자금수조치를 해제한다고 발표했고 상대측은 그동안 억류하고 있던 10명의 경찰관을 석방 하는 상호 화해제스처를 보냈다.
그러나 대체적인 화해분위기와 달리 아프가니스탄과 인도-파키스탄의 접경지역인 카슈미르에서는 분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인도로부터 분리독립을 요구하도 있는 카슈미르의회교반군과 인도 정부군의 마찰로 이달초 30여명 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회교반군을 지원하는 파키스탄과 인도가 핵문제로 감정이 격화돼 카슈미르의 분위기는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
〈李元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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